전일 미국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과 기업실적에 대한 낙관적 전망에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 증시 역시 기준금리 인하와 외국인 순매수 유입 영향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미국 증시는 개별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과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에 힘입어 상승 했다. 그러나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일 무역협상 관련 중국 언론의 보도가 있었지만, 일정부분 반영이 됐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5월 초 고위급 협상 결렬 이후 첫 만남이라는 점은 여전히 긍정적이기 때문에 중립 이상의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트럼프가 IT(정보통신) 기업 CEO들과의 회담을 통해 화웨이에 대한 판매 금지를 완화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언론은 “무역협상에서 양측의 진실성과 선의를 표명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환영한다”라고 보도하는 등 낙관적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협상팀이 다음주 대면접촉을 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세를 이어갔다.
또 전일에 이어 오늘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23% 강세를 보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 시즌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유입되고 있다.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은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이다. 미국 증시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시간 외로 6% 상승하는 등 실적 개선 및 전망 상향 조정 기대가 높아졌다. 이를 고려하면 오늘 한국 증시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 이번달 중순 확인된 5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글로벌 경기선행지는 19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경기선행지수가 순환사이클의 저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은 여전히 높아 보인다. '글로벌 금융 위기'와 'IT 버블붕괴' 당시 선행지의 하락기간이 현재와 같은 19개월이라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OECD 경기선행지수가 발표되는 35개국을 '21개 선진국'과 '14개 신흥국'으로 나누어 보면, 선진국의 경우 1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흥국은 5개월 연속 회복세를 보이고 있. 5월 상승국가의 비율도 선진국이 28.6%, 신흥국이 42.9%를 차지했다. 그동안 신흥국의 경기가 글로벌 전체에 선행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경기사이클이 저점 영역에 도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2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OECD 경기선행지수를 발표한 35개국 중 가장 긴 하락세다. 한국 역시 최근 발표되는 지표들을 보면 최악의 시기는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증시 이익지표에서 잘 드러나는데, MSCI 기준 한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이익성장률은 현재 -2.7%까지 회복됐다. 3월초 -10.1%와 비교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국회에 계류 중인 추경, 지난 주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 역시 추가 악화 보다는 회복에 기대를 갖게는 요인이다.
외국인 투자자도 한국의 높아진 환율 레벨과, 이익 지표의 턴어라운드 추세, 낮아진 지수의 레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증시는 외국인 순매수도가 집계되는 10개 신흥국 중, 이번달 외국인의 순매 규모가 가장 크게 유입된 국가다. 또 유로존과 일본의 중앙은행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장기간 하락했던 글로벌 경기사이클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