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은 위험을 기회로 인식할 수 있는 혜안에 따라 갈린다. ”
김학현 이사는 KTB투자증권에서 고객자산을 일임해 대신 운용해주는 ‘랩어카운트 (wrap account)’ 서비스의 성장을 이끈 핵심 인물이다. 현재 회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랩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김 이사는 2001년 동양증권 공채로 입사해 LG투자증권, 대우증권, 교보증권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KTB투자증권에 왔다. 6월 말 기준 KTB투자증권의 랩 어카운트 운용 규모는 총 94억 원이다. 이 중 57억 원(40개 계좌)의 운용을 김 이사 혼자 책임지고 있다. 운용을 시작한 첫 해인 지난해 적게는 20% 많게는 1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 이사는 “지난해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운도 좋았다”며 “기술적 분석과 가치투자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이 차별화된 수익률을 기록한 요인인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재무제표를 통해 나타나는 숫자들만 보고 기업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경영진들의 열정과 비전, 고유 기술 등까지 파악해 투자를 결정한다.
특히 그는 퇴근 후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구파’로도 유명하다. 19년 차 베테랑인 그는 퇴근후 일주일에 4~5일 정도를 집근처 도서관을 방문해 기업을 연구한다.
김 이사는 “회사의 직원으로 일한다는 생각보다는 운용역으로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업의 가치를 먼저 봐야 수익률이 창출된다고 생각한다”며 “장중에 기업 공부가 쉽지 않아서 일과가 끝난 뒤 시간을 내서 공부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전문가인 그에게 지속적으로 랩어카운트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묻자 김 이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답했다. 그는 “증권사 리테일이 회사에서 전략상품을 내놓으면 그걸 단순히 판매하는 반 보험사 같은 상황이 됐다”며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에 대한 욕구와 상담에 대한 니즈를 증권사들이 채워주지 못하자 이걸 수용하게 된 것이 전문가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이사는 “전문가들에 대한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대한 수요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보다 시장 상황이 악화된 현재를 그는 어떻게 평가할까. 김 이사는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때 대처법에 따라 향후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며 “분석을 통한 대응으로 위기를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