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15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1% 줄었다.
우리나라 최대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가 결정적이었다. 이런 기조가 지속된다면 이달 수출이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반도체 수출이 글로벌 수요 부진과 단가 하락으로 전년보다 34.2% 급감했다. 또 다른 주력품목인 석유제품과 승용차 수출도 각각 26.3%, 6.0% 줄었다.
중국 수출이 전년보다 28.3%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 산업경기 부진으로 반도체 등 우리 중간재 수출이 줄어든 탓이다. 대중 수출은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하락했다.
일본에 대한 수출도 한·일 경제 갈등으로 전년보다 32.3% 줄었으며 수입 역시 18.8% 감소했다. 미국(-19.5%), 유럽연합(EU·-18.7%) 수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우리 수출 여건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결렬로 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한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
미국 정부는 내달 1일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지난주에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초강수도 뒀다. 이러한 미국의 강경 조치는 중국 등 글로벌 경기를 더욱 위축시켜 우리 수출 부진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 백색국가 한국 제외 등 일본의 경제보복보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경제보복은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지만 아직까진 영향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격화는 우리 수출의 상승 반전을 지연시킬 수 있는 최대 악재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