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삼성화재가 현대해상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심의위원회 결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으나 상호협정에서 정한 기한 내 이뤄지지 않거나, 무효나 취소사유가 없다면 법원이 조정 결과를 달리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항소부에 돌려보냈다.
현대해상은 2015년 자사의 보험 가입 차량이 삼성화재 보험가입 차량을 들이받은 사고로 보험금 200여만 원을 지급한 후 구상금분쟁심의위를 통해 과실비율 70대 30을 인정받았다. 한 달 뒤 심의위원회는 결정금액을 현대해상이 지급한 보험료 중 피해자의 치료비 136만 원으로 정정했다.
삼성화재는 우선 심의위의 결정에 따라 136만 원을 지급한 뒤 자사 가입 차량의 과실이 없는 만큼 현대해상이 해당 금액을 반환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보험사가 심의위의 결정에 따라 상대 보험사에 지급한 금액을 소송을 통해 다시 반환받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보험업법에 따른 상호협정에서 정한 심의위의 결정의 구속력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하는지가 다뤄졌다.
1, 2심은 "조정결정에 따라 금전이 지급됐다고 해도 당연히 법률상 원인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피해 차량의 과실이 없는 만큼 현대해상이 취득한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반면 대법원은 "심의위의 조정결정이 일정한 절차를 거쳐 확정된 경우 당사자 간 합의가 성립되는데 이는 민법상 화해계약에 해당한다"며 "삼성화재가 지급한 구상금은 조정결정에 따라 확정된 것인 만큼 현대해상의 부당이익이 될 수 없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