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화가 글로벌 기축통화로써 강세를 보임에 따라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달러화 강세는 미국 경제의 신뢰 회복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유로화와 엔화의 절대적 약세 이유 부각에 따른 상대적 현상이고 이는 경제지표상 미국 경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근거로 달러화의 강세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화 배경은 유로화의 약세라며 지난주 ECB(유럽중앙은행)에서 통화정책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경기하강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인식하며 기준금리를 동결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의 경기 둔화 우려 발언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이 유로존 금리 인상이 종료로 인식, 고평가 논란이 있는 유로화의 급락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달러화 강세→국제유가 하락→원자재시장으로부터의 자금 이탈→미국증시 상승이라는 선순환고리가 형성, 달러화 강세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요인(신용위기, 고유가, 경기후퇴)의 총체적 해소를 집약하는 시그널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미국증시가 국책 모기지 업체인 페니메이의 어닝 쇼크와 UBS의 ARS(경매방식채권) 환매 동참과 같은 금융주의 불안요인과 러시아와 그루지아간 분쟁으로 촉발된 국제 유가 상승 우려에도 달러화가 지난해 7월 중순 저점 이후 유로화에 대해 6.1%, 엔화에 5.4% 상승, 주요 이머징 통화에도 강세 기조를 보임에 따라 증시는 큰 폭으로 반등했다.
다만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은 일단 긍정적이나 달러강세를 비롯한 최근 미국증시 반등은 국내 증시에도 동일한 강도로 작용할 것인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SK증권 최성락 스트래티지스트는 "달러화 강세가 미국증시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하고 있지만 국내증시에는 특효약이 아닐 수도 있다"며 "그 이유로 이머징 자산은 달러유동성 확보를 위해 여전히 현금화 욕구가 큰 자산이고 리세션 우려가 커지며 정책기조가 선명하게 정리된 선진시장과 달리 이머징시장은 여전히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에서 정책 딜레마 봉착해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 스트래지스트는 "일례로 브릭스 국가들의 주가는 미국 증시만큼의 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달 중순 이후 미국증시가 약 7% 반등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RTS 지수는 에너지가격 하락과 정치리스크로 21% 하락했고 브라질 Bovespa 지수와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각각 원자재가격 하락과 수급불안, 경기 둔화 우려로 각각 7%, 6%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강세가 미국증시의 반등으로 이어지고 다시 국내증시의 우호적 여건 조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국제유가의 하락 기조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번 달러화 강세는 추세적 반등으로 볼 수 있으나 유가는 여전히 반등 잠재력을 지속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와 관련해 "최근 낮아진 유가로 인해 신흥 경제권에서의 원유 수요가 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언제든 유가의 상승 유발 요인이므로 유가의 반등 잠재력을 염두한 탄력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 스트래지스트는 "이번 미국 증시의 반등과 달러화 강세로 코스피지수의 단기 반등 여건이 조성됐다"며 "지난 7 월 중순 이후의 기술적 반등 국면이 재개된 것으로 판단, 일차적으로 1500~1700포인트의 박스권으로 상정한 기술적 대응을 우선으로 가격 측면에서 바닥권이라는 시장의 신뢰가 강화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