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부동산시장 침체속에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을 몸소 보여주는 중소 건설업체들이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중소 건설사들의 경우 그룹 계열 건설사와 달리 '집안 일'을 할 수 없어 불황은 더욱 고달픈 게 일반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중소업체들은 불황을 이유로 사업을 중단하고 있는 대기업과 달리 오히려 발빠른 시장 선점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지난달 말 국토해양부와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시공능력 평가순위에 따르면 이 같은 중소건설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휴먼빌' 브랜드를 사용하는 일신건영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99위로 처음 100위권 진입을 한 '신생 업체'다. 하지만 올해는 85위로 무려 14계단이나 상승했다.
일신건영은 올초 충남 당진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일궈낸 케이스. 충남 당진 지역은 서해안시대를 맞아 개발 호재가 풍부하지만 아직 주택공급량이 많지 않은 지역이다. 일신건영은 이곳에 113.48~157.22㎡등 중대형 461가구를 공급,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감했다.
이후 대형업체들이 앞다퉈 당진지역에 아파트를 공급했지만 성과는 좋지 않았다. 즉 일신건영은 중소건설사 답지 않은 지역 선점 효과를 얻어낸 것이다.
'칸타빌' 브랜드를 사용하는 (주)대원의 경우도 작년 73위에서 5계단 상승한 68위를 기록했다. 사실상 국내 주택사업을 접은 (주)대원은 지난해 베트남 호치민지역에 주상복합 아파트 '칸타빌'을 공급한데 이어 올초에는 베트남 다낭시 신도시 사업도 기공하며 해외사업 추진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은 GS건설을 비롯해, 금호건설, 벽산건설 등 업계 30위권 이내 대형건설업체들이 사업을 추진하는 곳이지만 정작 첫 테이프는 가장 규모가 작은 (주)대원이 끊은 셈이다.
이 밖에 양우건설 역시 작년 95위에서 7계단 상승한 88위를 기록하는 등 중소건설업체들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신건영 관계자는 "10년전 IMF 위기상황 속에서도 시장 상황을 빠르게 예측하고 발빠르게 접근한 중견건설사들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며 "중견 건설업체들은 시장에 대한 예측력과 분석력을 바탕으로 오히려 대기업보다 시장 선점에 성공하고 있어 제2의 도약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