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전성기재단은 헬스&라이프 매거진 ‘전성기’와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공동으로 ‘대한민국 중년 퇴직 후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한 결과, 퇴직자의 행복지수는 퇴직 직후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퇴직 직후의 행복지수는 적응기를 거치며 서서히 증가하며, 현재의 행복지수를 묻는 말에는 여성의 점수가 더 높았다.
남성은 재직 중일 때가 행복하다는 결과는 퇴직 후 상실감이 더 크다는 것도 퇴직 이후의 삶에 더 적응하기 힘들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성의 높은 행복지수는 퇴직 사유가 개인의 건강, 휴식과 여가가 많았던 만큼 당시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퇴직자들의 상실감은 '퇴직을 실감하는 때'에 관한 질문에서도 나타난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뭐할까 생각이 들 때’라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또 ‘소개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망설일 때’나 ‘처음 본 사람에게 줄 명함이 없을 때’ 등 나에 대한 타이틀이 사라져 겪는 혼란도 많았다.
이와 관련해 가족 내에서의 갈등과 부적응의 모습도 관찰됐다. 퇴직 후 생활 변화를 묻는 질문에 남성은 '가족의 눈치를 보거나 배우자가 나를 귀찮아하는 것 같다'는 답이 여성보다 높았다.
반면 여성은 가족들이 나를 배려해준다거나 내가 배우자에게 자꾸 잔소리한다는 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 퇴직 후 월 소득은 평균 188만 원 감소하지만 지출은 65만 원밖에 감소하지 않아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부모와 자녀를 모두 부양해야 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퇴직 후에도 부모와 자녀에 대한 지출은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늘어났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김난도 교수는 “여전히 퇴직한 후의 삶에 적응을 어려워하기도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퇴직을 쿨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퇴직과 은퇴를 인생의 끝이 아닌 제2의 출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번 설문에는 퇴직 후 5년 이내의 만 45세부터 70세의 대한민국 남녀 총 700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