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새벽배송 시장의 선두업체 ‘마켓컬리’가 유통 공룡 신세계ㆍ이마트의 ‘쓱배송’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ㆍ이마트는 지난 6월 온라인몰 SSG닷컴에서 새벽배송인 쓱배송을 시작하며 샛별배송의 마켓컬리, 로켓배송의 쿠팡이 선두주자로 꼽히는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창사 이래 줄곧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던 마켓컬리가 새벽배송 경쟁 가열화로 성장 정체를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마켓컬리는 우려를 일축했다.
24일 서울시 강남구 도산로 마켓컬리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병완 마켓컬리 마케팅팀 매니저는 “규모가 작았던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 규모가 쓱배송 등 경쟁 업체의 등장으로 오히려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시장 규모가 커진다는 건 저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쟁사를 의식하기보단 마켓컬리가 앞으로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설립 첫해인 2015년 연매출 29억 원을 기록한 후 2016년 174억 원, 2017년 465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 1800억 원을 넘어서며 급성장했다. 하지만 새벽배송 경쟁이 가열되면서 가팔랐던 기존 성장세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김병완 매니저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내년에는 성장 속도가 기존보다 떨어지겠지만,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몸집은 지속해서 불리고 있지만 설립 이래 아직 영업이익은 내지 못했다. 이 같은 마켓컬리의 사업 방향에 대해 김슬아 대표는 "회사 가치를 키우는 데 투자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회사가 어떤 형태의 적자를 내고 있는지 봐달라. 적자 구조지만 회사가 초기에 성장하기 위해 투자하는 부분이 비용으로 비춰지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직원을 채용해 더 나은 인프라 기반을 만드는 것 등이다. 어떤 회사든 초기엔 투자 비용이 필요하다. 회사가 처음부터 돈을 벌면 그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마켓컬리는 비용 절감을 잘하는 회사다. 배송비, 주문처리 비용 등은 매출액 대비 계속 줄이고 있다. 한 건을 배송할 때 돈을 남기는 공헌이익 역시 2년 전부터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브랜드와 고객 가치를 위해 투자하는 이 기간이 끝나면 이익을 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벽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향에 대해선 아직까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마켓컬리는 서울ㆍ경기 지역 위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진행 중인데 전국으로 새벽배송을 확장하는 방안에 대해 김 대표는 “더 많은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 제공하기 위해 최근에 남양주와 죽전 두군데 물류 센터를 추가했다. 내년에는 서울 서북권에 물류센터를 확장할 예정”이라면서도 “그 외의 지역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에 대해선)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마켓컬리는 친환경 트렌드에 역행하는 ‘과대 포장’을 일삼아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던 만큼 이를 개선하는 친환경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사람과 환경 모두를 위해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로 모든 포장재를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전환해 나가는 한편, 회수한 종이 포장재를 재활용해 그 수익금으로 사회공헌 활동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켓컬리는 25일 주문 분부터 샛별배송의 냉동 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박스로 변경한다. 비닐 완충 포장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박스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바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한다. 아이스팩도 파손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높인 100% 워터팩으로 변경 도입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마켓컬리는 기존 사용량 기준 연간 750톤의 비닐과 2130톤의 스티로폼 감축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