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투자사의 디지털 역량이 글로벌 금융회사에 비해 저조하다는 지적이 제시됐다.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는 금융투자사의 IT 분야 투자 확대와 금융 당국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산업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 콘퍼런스에서 “우리 금융투자회사는 디지털 전략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혁신금융서비스 42건(9월 기준) 중 증권사가 신청한 서비스는 단 1건으로 타 금융권에 비해 디지털 혁신에 대한 관심이 낮다”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이미 2016년부터 디지털 플랫폼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디지털 혁신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자본시장 부문의 핀테크 투자 건수가 가장 많고 지급 건수도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IB 디지털 전략을 살펴보면 핀테크 스타트업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잠재적 고객으로 편입하고 기업공개(IPO) 자동화 솔루션, M&A(인수합병) 자문 플랫폼 등 기술 활용에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골드만삭스의 경우 기업공개(IPO) 기업 발굴, 준법감시ㆍ내부통제, 법규지원, 감사 업무 등을 자동화한 솔루션을 도입했고 모건스탠리는 기술기업 IPO를 위해 솔루션 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고 짚었다.
또 이 연구위원은 “골드만삭스의 IT 관련 인력 비중은 25%에 달하는 반면 국내 금융투자사 인력 비중은 3~5%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보안ㆍ전산 설비를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내 금융투자 회사들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핀테크 기술 내부화, 핀테크 스타트업 M&A 등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보통신기술(ICT)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금융투자사에 액셀러레이터 겸영을 허용하고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요건을 완화하는 등 규제 환경을 개선해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