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땅바닥에 떨어진 은행 신뢰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달 말까지 고위험 상품 판매 제한 등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말까지 DLF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금감원이 2일 중간검사 발표를 통해 DLF 상품 설계ㆍ제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서 법규 위반 정황을 공개한 만큼 대안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은행에서 고위험 상품 판매와 관련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에서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적정하냐는 지적이 나와서다. A은행은 DLF 판매 목표 고객층을 안전자산(예금형) 선호고객으로 잡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이에 고위험 상품에 대해 일정 부분 판매 제한을 걸거나 판매과정에서 추가 보호장치를 두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상품선정위원회 위원장을 임원으로 선임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금감원 검사결과 우리은행의 경우 DLF 상품 상품선정위원회에 2건에 대해 일부 상품선정위원이 반대 의견을 표명하자 위원을 교체해 찬성 의견을 받아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사실상 상품선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품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은행 등 금융회사의 성과 구조의 적정성과 내부통제 강화 역시 개선 검토 과제다. 해당 은행들은 경영계획에서 DLF 판매 목표를 상향제시하고, 본점 차원에서 일(日) 단위로 영업본부 등에 실적 달성을 독려했다. 우리은행은 판매직원 90여 명이 준법감시인의 사전심의 없이 약 3만건에 달하는 투자 광고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했다.
특히 핵심성과지표(KPI)가 대대적으로 손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 판매 단계에서 하나ㆍ우리 은행의 경우 비이자수익 배점은 여타 시중은행 대비 높게 설정한 반면 소비자보호 배점은 낮게 부여했다. 특히 PB센터에 대한 비이자수익 배점(20% 이상)을 경쟁 은행 대비 2~7배 높은 수준으로 부여했다.
해당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취약 소비자보호 방안과 내부통제 강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KPI 평가제도 개선 △고객 투자상품 모니터링 조직 신설 등을 추진중이다. KEB하나은행은 △고위험 상품 투자한도 설정 △PB 교육강화 △성과지표에 고객 수익률 반영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이미 큰 돈을 잃은 투자자들에게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소비자원 조남의 원장은 “손태승 우리은행장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등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고소·고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법무법인 로고스와 손잡고 법원에 DLF 피해자 첫 소송을 제기했다.
금융당국은 재발방지 대책과 함께 분쟁조정 절차도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달 1일 기준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는 200여건의 분쟁조정이 신청됐다. 금감원은 이달말 분조위 안건 상정을 위해 위원회에 올릴 만한 케이스를 선별하고 관련 조사 결과를 준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