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가 통증성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치료제 'VM202(엔젠시스)'의 임상 성공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 확인을 토대로 추가 임상 과정과 시판 허가 제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 대표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설명회를 열고 주주 등을 대상으로 통증성 DPN의 확대 임상 3상(3-1B)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번 DPN 3-1B 임상 3상은 기존 임상 3상(3-1)에 참여했던 DPN 환자를 대상으로 'VM202' 첫 투여 후 12개월 시점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조사하기 위해 진행했다. 기존 임상 3상을 수행한 12개 병원이 참여했으며, 피험자는 총 101명이다.
유효성 측면에서는 비교적 적은 피험자 수에도 불구하고 6ㆍ9ㆍ12개월 시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통증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임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93명을 분석하면 더욱 강력한 통증 감소 효과 및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났다.
기존 치료제(리리카·뉴런틴)를 복용하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효과가 더욱 뛰어났다. 김 대표는 "이 같은 통계적 유의미성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며 "임상 2상의 데이터를 거의 재현하면서도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헬릭스미스는 VM202의 재생의약 잠재력에 주목했다. 확대 임상 3상 종료 시점은 마지막 투여 후 8개월 이상이 지난 시기다. 즉, VM202가 완전히 없어지고 단백질 발현도 전혀 없는 상황에서 효과가 8개월 이상 지속된 것으로 나타나 손상된 신경을 재생해 근본적으로 치료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VM202와 플라시보군 간 이상반응(AE)의 빈도와 정도에 차이가 없었고, 약물과 관련된 중대이상 반응(SAE)도 관찰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DPN과 같은 만연 질환에서 안전성은 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재생의약 가능성은 약가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헬릭스미스는 최대 150명 규모로 2~3개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2021년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허가(BLA)를 낼 계획이다. 이번 임상은 통증 감소 효과를 명백하게 확인하기 위해 1차 지표를 180일로 설정하고, 리리카와 뉴런틴 복용 환자를 제외한 피험자만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플라시보 효과를 통제하고 문제가 됐던 데이터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통증 변동성이 높은 환자는 피험자 등록에서 제외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심리 효과가 최소화된 피험자를 선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대표는 "후속 임상 3상의 데이터가 워낙 명확해서 전문가들은 120명만으로도 통계적 유의미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지만, 다음 임상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하므로 150명을 설정한 것"이라며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임상에 속도를 내 BLA 제출 시점을 6개월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헬릭스미스는 기존 3-1상의 실패 원인 등을 분석하는 조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조사는 철저히 과학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만큼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최소한 몇 주는 더 걸릴 것"이라며 "VM202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충분히 확인한 만큼 기존 임상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