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9일 취임한 지 36일 만인 14일 전격 사퇴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저는 오늘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는다”며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다”며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 질주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조 장관은 그동안 가족을 둘러싼 검찰 수사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이유 불문하고, 국민께 너무도 죄송스러웠다”면서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지난 8일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아 11개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고,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도 본격화됐다”며 “이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조 장관 사퇴 보다는 검찰 개혁에 방점을 둔 언급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조국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검찰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검찰 개혁의 큰 동력이 됐다”면서 “오늘 조국 법무부 장관이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은 역대 정부에서 오랜 세월 요구되어 왔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검찰 개혁의 큰 발걸음을 떼는 일이다. 국회의 입법과제까지 이뤄지면 이것으로 검찰개혁의 기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이 자체적인 개혁 방안을 내놓는 등 개혁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주체가 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조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관해서는 “조국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다.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만 “그러나 결코 헛된 꿈으로 끝나지는 않았다”고 말해 검찰개혁을 계속 추진할 뜻임을 확인했다.
국론 분열에 대해서는 사과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두 발언 말미에도 “이번에 우리 사회는 큰 진통을 겪었다.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거듭 사죄를 표했다.
갈등과 분열을 매듭짓고 국정에 민의를 모아 달라는 당부도 남겼다.
문 대통령은 “광장에서 국민들이 보여주신 민주적 역량과 참여 에너지에 대해 다시한번 감사드린다”며 “이제는 그 역량과 에너지가 통합과 민생 경제로 모일수 있도록 마음들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저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