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톱 수준에 오른 수소연료전지차(수소전기차) 시스템을 국산차 메이커에 공급하고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데이터를 공개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15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ㆍ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미래 모빌리티 협업 생태계 전략을 공개했다.
현재 현대차 외에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토요타와 혼다만 보유한 수소전기차 기술을 다른 자동차 회사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수백만 대의 커넥티드카와 정비망 등을 통해 수집된 차량 제원, 상태, 운행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외부에 개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의 개발자 포털인 ‘현대 디벨로퍼스’ 출범을 공식화했다.
현대차그룹이 이날 공개한 ‘현대 디벨로퍼스(Hyundai Developers)’는 현대차 고객과 스타트업을 비롯한 제3의 서비스 업체를 연결하는 일종의 플랫폼으로 차량 오픈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대고객 서비스 및 상품 개발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스타트업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 가입자 중 현대 커넥티드카 고객은 기존 현대차 계정 연동만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정의선 “車제조사에서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신차의 절반 수준인 23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내년부터는 스위스에 수소전기트럭 1600대를 순차적으로 수출하고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선박, 열차, 발전 등 다양한 분야의 동력원으로 확대한다.
2021년부터는 고속도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3 차량을 출시하고, 2024년에는 시내 도로주행이 가능한 레벨4 차량을 운송사업자부터 단계적으로 공급한다.
미국 앱티브사(社)와 국내에 연구소를 설립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차 기술 인력도 육성할 방침이다.
이미 상용화하고 있는 스마트폰 제어, 음성인식, AI(인공지능) 서비스 등 커넥티비티 기술도 고도화해 차량을 초연결 시대의 중심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 및 전략 투자에 2025년까지 총 41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며, 우리는 이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Smart Mobility Solution Provider)’으로 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산차 메이커에 수소전기차 기술 공급=현대차그룹은 이날 △우진산전 △자일대우상용차 △에디슨모터스와 버스용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시작으로 국내 버스 제작사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공급이 활성화하면 현대차그룹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활용해 국내 중소ㆍ중견 버스 제작사들이 자체적으로 수소전기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차량 오픈 데이터 시장의 초기 붐 조성을 위해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대표 협력 스타트업 4곳과 양해각서(MOU)를 각각 체결했다.
현대차와 MOU를 체결한 △팀와이퍼는 위치정보, 원격제어를 통한 출장 세차 서비스 △마카롱팩토리는 차량 데이터 입력이 자동화된 차계부 서비스 △오윈은 위치 정보를 활용한 음식 및 음료의 픽업(Pick-up) 서비스 △미스터픽은 차량 데이터로 신뢰도 높은 중고차 평가 및 거래를 지원하는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수소전기차 기술과 오픈 데이터 전략의 강화를 앞세워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시대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행사에서 MECA(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로 요약되는 미래 자동차 산업 트렌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모빌리티 및 모빌리티 서비스도 전시 및 시연했다.
특히 청정국가인 스위스로 수출하는 수소전기트럭, 정부 연구과제로 개발해 2020년부터 실증사업이 예정된 수소전기청소트럭, 올해 말 출시하는 포터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