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와있는 화웨이의 올해 1~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4% 급증한 6108억 위안(약 102조 원)을 기록했다고 16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상반기 매출 증가율 23.2%를 웃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8500만 대 이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 증가했다.
화웨이는 올해 미중 무역전쟁의 희생양이 되면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지난 5월 화웨이와 자국 기업의 거래를 중단했다. 이에 화웨이는 핵심 부품을 미국에서 조달할 수 없게 됐다. 또 화웨이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유튜브, 지도 등 핵심 소프트웨어를 쓸 수 없게 돼 해외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화웨이는 지난 8월 “올해 스마트폰 매출이 약 100억 달러(약 12조 원)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국 제재로 인한 악영향이 우리가 초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하지는 않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적 호조로 화웨이는 사상 최초였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출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편 화웨이는 구글 소프트웨어를 쓸 수 없게 됨에 따라 자체 OS인 ‘훙멍(鴻蒙)’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웨이의 런정페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개한 발언록에서 “우리의 OS는 향후 2~3년 안에 애플의 iOS에 필적할만한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는 약 70%, iOS는 3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화웨이 OS를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런정페이 CEO도 “구글의 OS를 계속 사용하기를 바란다”며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고 싶다”고 속내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