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경기를 부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통해 실물경제 활동에 자극을 주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유동성을 원활하게 공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유동성을 원활하게 공급하여 일명 ‘돈맥경화’ 현상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정책금리 인하의 동조화 현상의 배경에는 현시점이 글로벌 경기 부양 필요성과 금융시장 안정 필요성이 동시에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상황을 요약해 보면 현재 미국 경제는 최장기간의 경기 상승 국면을 맞이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이나 국가의 경기 상황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미국 경제마저도 하강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면 내년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 경제 전망과 관련된 소식이 긍정적 내용인가 부정적 내용인가에 따라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것도 이러한 글로벌 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경제 전망과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요인들의 방향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들 요인에 의해 향후 통화정책 방향뿐 아니라 금리, 주가 등의 방향도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글로벌 경기 사이클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를 보면 아직 반등하지 못하고 있지만 다른 지표들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조만간 반등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향후 시차를 두고 경기 회복 국면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장기 사이클의 회복보다는 단기적 재고 순환사이클의 반등 정도일 것이라는 점이다.
둘째, 미국 경기의 침체 국면 진입 가능성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침체 가능성으로 제시되는 단골 신호가 미국채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이다. 그런데 장단기 금리차는 상당히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3개월과 2년 금리의 격차가 될 수도 있고 1년과 10년 금리의 격차가 될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비교해 볼 때 가장 유의성 있는 지표는 2년과 30년 금리차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직 역전되지 않았다. 또한 이 지표가 역전된 이후에도 실제 경기침체는 상당 기간이 경과된 이후에 시작되었다.
셋째, 미중 무역갈등이다. 무역갈등은 2018년 5월 이후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표적 불확실성 요인이었고 내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최근 미중 간 스몰 딜이 성사될 것이라는 점에 국제 금융시장이 호의적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더라도 그 중요도를 가늠할 수 있다. 전격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향후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잡음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다만 내년 미국 대선이라는 이벤트를 고려할 때 갈등의 강도가 다소 약해질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또한 미중 간 무역갈등이 상당 기간 진행되다 보니 경제주체들도 어느 정도 적응력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글로벌 경기는 소순환상 회복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간 호황국면에 있었던 미국 경제는 둔화되는 정도일 뿐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미중 무역갈등은 지속되겠지만 극단적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경우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채권보다는 주식 투자가 유리하다. 다만 여전히 미중 무역갈등과 같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변동성에는 대응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앞에서 언급했던 불확실성과 다양한 이슈들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투자 대안들을 찾아내는 선구안이 필요하다. 글로벌한 관점에서 분산 투자를 해야 할 것이고 신성장 산업과 함께 경쟁력 관점에서 기업을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ETF가 출시되는 등 투자대상이 다양해지고 있는 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