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망 부족… 올원뱅크 베트남 활용” = 지난달 16일 만난 손 사무소장은 “다른 상업은행들하고는 다르게 농협만의 ‘농업금융’ 노하우를 베트남 농업시장에 접목하려고 한다”며 “2021년에는 지점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점을 오픈한 뒤에는 한국 기업은 물론이고 각 산업군별 1등 현지 기업과 거래를 트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농협만의 DNA를 이식하기 위해 유통 관련 농식품업 사업에서는 경제지주 파트도 나와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전체 GDP의 12.7%가 농업 분야에서 나오고, 인구 절반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농협의 노하우를 접목하기 좋은 무대다. 손 사무소장은 “현지 사업을 펼치는 데 가장 큰 벽은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것인데 2013년 파트너십을 맺은 아그리뱅크와 협력을 통해 2300개의 지점망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베트남 최대 국영은행인 아그리뱅크와 농업 관련 여신상품과 전문 심사시스템 등 노하우를 공유하고 무계좌 송금 제휴 사업도 하고 있다. 아그리뱅크 기업공개(IPO) 시 지분 투자도 검토 중이다. 이어 “베트남 협동조합연맹(VCA)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금융사업과 연계한 농기계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협동조합연맹은 2만여 개 회원조합의 중앙 연맹조직으로, 조합원은 1300만 명이다. 농협은 농식품 교역 확대, 종자·비료 등 농자재 수출, 하나로마트 사업모델 전수 등 의 협력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손 사무소장은 “후발 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핀테크를 활용해 지점을 완전히 뛰어넘는 형태로 갈 수도 있다”며 “‘전자지갑 서비스’ 기능이 추가되면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모바일 충전을 통해 이체, ATM출금, 결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농협은행의 모바일플랫폼 ‘올원뱅크’의 첫 번째 해외 버전 ‘올원뱅크 베트남’이 지난해 9월 출시됐다. 휴대폰 번호와 핀번호 입력만으로 회원가입, 계좌 조회 및 이체 등이 가능하다.
디엔 지점장은 “한국은 공업과 상업이 발달된 국가라 농업 관련 농협은행이 있다는 점에 처음에 무척 놀랐다”며 “농협과 아그리뱅크가 비슷한 점이 많다. 한국은 디지털·IT 부문 아시아 1위라고 생각하는데, 농협은행도 그런 자원을 갖고 있기에 협력하면 윈윈(Winwin) 관계로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계 은행들의 진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FDI(외국인직접투자)로 한국 자금이 많이 들어오는데 베트남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한다고 본다”며 “농협의 경우 농업분야 쪽으로 치중하고, 신한은 도시인 생활대출 쪽으로 가는 등 각자 특화된 분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엔 씨는 지점장이자 핀테크 회사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아그리뱅크 앱을 업데이트 한 이후 모바일로 세뱃돈이나 경조사비를 보낼 수 있게 됐다”며 “실용적이고 색감이나 메뉴 배치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디지털뱅킹 열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