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내달부터 신입설계사 수수료 개편을 단행한다.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의 설계사 규모 경쟁에 대응해 2위사인 현대해상도 나선 것이다. 전속설계사를 잡기 위한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연쇄 수수료 개편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22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11월부터 신입설계사 수수료 제도를 개편한다. 신계약 중심으로 수수료 체계를 개편해 우수 성과자를 대상으로 장기 신계약 매출을 증대하고자 하는 의도다. 이번 수수료 개편으로 전체적인 수수료 수준은 소폭 상향 조정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전속 설계사 장기 신계약 성과수수료 체계를 단순화화는 추세에 맞춰 신인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교육이나 활동 관련 수수료를 통폐합했다”며 “신계약 실적과 직접 연동해 수수료가 지급되도록 수수료 체계를 단순화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수수료 항목을 단순화해 고능률 설계사에게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구간별 수수료 제도를 폐지한 점이 눈에 띈다. 업계 관계자는 “구간별로 수수료를 지급할 때는 예컨대 20만 원부터 수수료가 높아지는데 2~3만 원이 부족하면 작성계약(가짜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률제로 한 만큼 수수료를 지급한다면 이러한 불완전계약이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의 설계사 리쿠르팅 경쟁에 대한 대응책을 풀이된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연말부터 설계사를 급격히 늘려 올 상반기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를 추월했다. 올해 6월 말 금융감독원 통계 기준 메리츠화재의 전속 설계사는 1만9774명으로 삼성화재(1만8470명)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이에 맞서 삼성화재도 지난달 ‘활동형’ 수수료 제도를 도입해 맞대응에 나섰다. ‘활동형’은 기존에 계약 실적으로 등급을 평가하던 것을 초기 3개월간 영업기반 강화 기간을 주기 위해 평가 기준을 고객 수로 변경한 제도다. 수수료 개편 후 한 달 새 1000명 이상의 설계사를 위촉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의 전속 설계사는 1만275명에 그쳤다. 2017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다. 1만 명 선도 붕괴될 위기에 처하자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업계 2위사로서 설계사 이탈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을 것”라며 “설계사 규모와 내실을 모두 챙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 밖에 다른 대형 손보사들도 수수료 개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