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하게 확대 편성된 재정은 공정한 출발선을 만드는 일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0년 예산안 기자설명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안을 편성한 데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박 시장은 “누군가는 재정을 걱정하고 포퓰리즘이라 비난하기도 하지만 예산의 문제에 앞서 결단의 문제”라며 “시민의 삶은 현실이고 절박하기에 서울시가 보다 과감해지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보다 10.6%(3조7866억 원) 증가한 39조5282억 원으로 편성했다. 서울시는 내년 예산을 △신혼부부 등 주거지원 확대 △완전돌봄체계 실현 △획기적 청년지원 △서울경제 활력제고 △좋은 일자리 창출 △대기질 개선 △생활SOC확충 등 7대 분야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이로써 사람투자, 소비확대, 경제활력과 일자리창출, 세입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할 계획이다.
분야별로는 사회복지 예산이 올해보다 15.4%(1조7215억 원) 늘어난 12조8789억 원이다. 일자리 예산은 27.3% 늘어나 역대 최대인 2조126억 원을 편성했으며, 직ㆍ간접 일자리 39만3000개를 창출한다는 게 서울시의 목표다. 주택정비(1조3896억 원), 산업경제(8674억 원) 분야 예산도 대폭 늘렸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자치구 교부예산은 12.0%(5605억 원),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청 전출금은 9.8%(2958억 원) 각각 증가했다.
일반회계 기준으로 서울시민 1인당 예산액은 268만 원, 1인당 시세(市稅) 부담액은 195만 원이다.
박 시장은 “예산은 시민이 가장 아파하는 곳, 가장 필요한 곳에 투자해야 한다”며 “사람이야말로 우리 경제를 다시 뛰게 하고 경제 선순환을 만들 핵심고리”라고 말했다.
이어 “삶의 무게를 줄이는 공공성의 확대야말로 지방정부가, 정치가 져야 할 가장 큰 책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에 역대 최대인 3조 원의 지방채를 발행한다. 처음으로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아 발행한도를 늘렸다.
박 시장은 “시금고가 다소 줄어들더라도 지금 과감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미래에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며 “지방채를 저렴한 비용으로 빌려 확대 재정을 펴겠다”고 언급했다.
박 시장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가 서울시의 신용등급을 AA로 매긴 것을 언급하며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지난 8년간 시정을 운영해 오면서 채무를 7조 원 이상 감축하고 재정 역량을 비축해 왔다”며 “내년에 확대 재정을 해도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22% 정도로 행안부가 설정한 지방자치단체 채무비율 25%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도 건전 재정, 균형 재정을 유지하면서도 일정한 채무를 갖고 사업을 확장해야 지속가능성과 미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채무) 20조 원이 과하다고 생각해서 그동안 축소하는 쪽으로 신경썼고, 8조 원까지 줄어 있는 상태”라며 “내년 3조 원 정도 부채를 지는 건 무리가 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3조 원에 대한 이자부담보다 시민생활의 편익, 경제창출 효과가 더 크다”며 “340억 원을 들여 2조 원 정도의 실제 금융 효과를 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정협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재정건정성은 행정안전부에서 관리하는 기준에 따르면 지방채 관련 기준은 25% 이내면 건전하다고 본다”며 “작년 말 서울시 채무가 6조2900억 원, 16.1% 정도며 지방채를 발행해도 22% 정도 수준으로 건전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