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안전진단 간소화와 조합원지위 양도 금지 등의 규제 완화 방침이 발표되면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그동안 중단했던 사업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추진위원회들은 대체로 8·21 대책만으로는 추진을 본격화하기에 불충분하지만 일단 규제완화가 시작된 만큼 관련 준비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강남구 대치동 은마 등 그동안 사업 추진 초기단계에 머물렀던 강남권 중층 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라 사업 재개를 준비 중 이다.
먼저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는 연내 안전진단을 재신청할 계획으로 현재 용역 절차를 진행 하고 있다. 지난 2006년 3월 예비안전진단에서 유지 보수 판장을 받아 통과하지 못한 이후로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최근 정부의 안전진단 절차 완화 발표로 힘을 얻게 된 것이다.
추진위는 "안전진단이 통과되면 내년 상반기엔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하반기에 사업 승인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예비 안전진단에서 세 차례나 발목을 잡혔던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안전진단을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는 소형 평형과 임대주택 의무 비율이 해소돼야, 후속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어서 재건축 추진의 변수로 남아 있다.
강동구 고덕 주공과 둔촌 주공 등도 국토해양부의 층고 제한 완화 방침 등 각종 호재에 설계에 다시 나서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고덕 2주공의 경우 층고가 16층일 경우 모두 61개동이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18층으로 높아지면 5개동이 줄어들게 돼 밀집도가 낮아지는 등 환경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덕 주공3단지 역시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조항 폐지에 서둘러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겠다는 방침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두번이었던 안전진단을 한번으로 줄이고 안전진단 평가항목가점도 노후도를 높이는 방안이 얘기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조합설립 인가를 받는 단지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여진다"며 "하지만 중요한 규제가 풀리지 않은데다 경기침체·고금리·입주물량적체 여파가 강해 강한 매수세가 형성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