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이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 속에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 다만 미중 1차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 이번 11월에는 주요 글로벌 이벤트가 부재하다. 오는 7일 영국은행(BOE) 통화정책회의 및 오는 29일 한국은행의 금통위 등이 그나마 유의미한 변수이지만 이 또한 최근 완화되는 경기 침체 우려를 감안하면 시장의 관심을 받을 만한 이벤트는 아니다. 유일한 빅 이벤트는 APEC 정상회담 취소로 정확한 날짜나 시점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이번 11월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간의 무역협상 1단계 공식 합의를 들 수 있다.
최근 알려진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둘러싼 움직임들은 제법 상세하고 예상 밖 수준의 스몰딜을 기대하게 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월 부과했던 11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5%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오는 12월 15일 예정된 관세 부과 역시 원만한 타협에 이를 수 있어 매우 고무적인 진전으로 평가된다. 전일 위안화 환율이 한때 약 3개월 만에 미 달러 대비 7위안을 밑돈 것이나, 원화 환율 역시 최근 미 달러 대비 1160원을 깨고 내려간 현상 등은 금융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일정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위험자산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했다. 글로벌 체감 경기 반등 및 이에 따른 기업이익 개선이라는 열매를 기대해 볼 만한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선진국 채권 및 국내 크레딧에 대한 선호도를 한 단계씩 낮춰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다. 이제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고루 담는 바벨전략을 뒤로 하고 위험자산군 내에서의 탄력적인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 최근 한국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이 유입되며 2150포인트를 웃돌기도 하는 등 강세를 보여왔다. 특히 관련 기대가 높아지고 ‘실적 바닥론’이 유입된 8월 중순 이후 10% 넘게 상승을 하는 등 글로벌 주식시장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1차 무역협상 서명 시기가 12월로 지연될 수 있다는 소식은 최근 상승을 이끌었던 주요 요인을 약화한 점에서 한국 증시에 부담이다. 이에 원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일 수 있어 최근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던 외국인의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더불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이 미국 연방 퇴직 기금이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막는 법안을 발표하는 등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연준위원들이 온건한 통화정책을 언급하고 미국 경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발언한 점을 감안해 약세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미 증시 마감 후 퀄컴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시간 외로 4% 내외 강세를 보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를 감안해 한국 증시는 전일에 이어 오늘도 차익 매물 소화 과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