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면세점…빅3 3분기 실적 '곤두박질'ㆍ시내면세점 입찰도 유찰

입력 2019-11-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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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업계 ‘빅3(롯데ㆍ신라ㆍ신세계)’의 3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낸 1분기에 못 미쳤고, 2분기 나홀로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했던 신라면세점도 3분기 실적은 고꾸라졌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2분기와 비교해 3분기 영업이익이 떨어져 면세업계 빅3 실적이 ‘황금알 낳는 거위’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한 면세업계를 대변했다. 이런 가운데 14일 마감한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마저 흥행에 참패하며 면세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빅3를 중심으로 국내 면세업계 매출은 매월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중이지만 영업이익은 들쭉날쭉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3분기 매출이 1조 5692억 원, 영업이익은 893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 2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던 1분기와 비교하면 3분기에 16% 감소했다. 롯데면세점 실적은 해외 점포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영된 결과인데, 회사 측은 “이번 3분기 실적은 해외 점포 성장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8개, 해외 1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신라면세점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1조 3386억 원, 영업이익은 24% 줄어든 451억 원에 그쳤다. 2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 감소 폭은 더 크다.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35%나 줄었다. 신라면세점 측은 “업계 과다경쟁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첵랍콕 면세점 실적이 악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면세점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9% 성장한 7888억 원, 영업이익은 106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2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39%나 하락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이투데이DB)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이투데이DB)
면세업계 빅3의 실적이 들쭉날쭉한 이유는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결과다. 출혈 경쟁에서 밀린 두산과 한화 등 추가 사업자들은 적자에 허덕이다 올해 면세 사업을 접었다. 실제로 중국 보따리상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고객과 매출이 고공행진하며 외형 성장은 지속되고 있지만, 이들을 겨냥한 할인 행사, 마케팅 등 출혈 경쟁이 심화하는 고질적인 한계는 고착화하는 모양새다. ‘면세점 리베이트’로 불리는 송객 수수료는 해마다 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영진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송객 수수료 지급 현황’을 보면 시내면세점이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지급한 송객 수수료 비용은 2015년 5630억 원, 2016년 9672억 원, 2017년 1조 1481억 원, 지난해 1조3181억 원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면세점 업계가 지급한 송객 수수료는 6514억 원으로 나타나 올해도 1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비용으로 쌓은 실적인 만큼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은 사상 처음으로 유찰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11~14일 진행된 서울 3개, 인천 1개, 광주 1개 등 총 5개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입찰 결과 현대백화점면세점만 서울 1곳에 입찰 신청서를 냈다. 면세사업을 접은 동대문 두타면세점의 자산 일부를 인수해 현재 서울 강남 한곳에서만 운영중인 사업을 강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하반기 면세사업을 시작한 후 줄곧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나, 사업 구색을 갖추기 위해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3분기 매출은 2분기보다 8.7% 늘어난 2108억 원, 영업손실은 171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영업손실은 1분기 236억 원, 2분기 194억 원으로 적자 폭이 줄고 있는 추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면세 사업은 상품을 사들여 되파는 사업인 만큼 경쟁력을 꾀할 수 있는 요소가 많지 않다. 다른 업체에서 취급하지 않는 브랜드를 유치한다든지, 같은 물건을 대량으로 사들여 좀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가격 경쟁력, 또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각종 할인 경쟁 정도”라며 “그런 만큼 추가 사업자들이 생기면 중국인 보따리상 유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면세 사업자들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우려해 기존 면세사업자나 신규 사업자들이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면세업계는 해외 진출로 활로를 모색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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