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빅3(롯데ㆍ신라ㆍ신세계)’의 3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낸 1분기에 못 미쳤고, 2분기 나홀로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했던 신라면세점도 3분기 실적은 고꾸라졌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2분기와 비교해 3분기 영업이익이 떨어져 면세업계 빅3 실적이 ‘황금알 낳는 거위’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한 면세업계를 대변했다. 이런 가운데 14일 마감한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마저 흥행에 참패하며 면세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빅3를 중심으로 국내 면세업계 매출은 매월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중이지만 영업이익은 들쭉날쭉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3분기 매출이 1조 5692억 원, 영업이익은 893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 2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던 1분기와 비교하면 3분기에 16% 감소했다. 롯데면세점 실적은 해외 점포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영된 결과인데, 회사 측은 “이번 3분기 실적은 해외 점포 성장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8개, 해외 1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신라면세점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1조 3386억 원, 영업이익은 24% 줄어든 451억 원에 그쳤다. 2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 감소 폭은 더 크다.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35%나 줄었다. 신라면세점 측은 “업계 과다경쟁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첵랍콕 면세점 실적이 악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면세점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9% 성장한 7888억 원, 영업이익은 106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2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39%나 하락했다.
비용으로 쌓은 실적인 만큼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은 사상 처음으로 유찰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11~14일 진행된 서울 3개, 인천 1개, 광주 1개 등 총 5개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입찰 결과 현대백화점면세점만 서울 1곳에 입찰 신청서를 냈다. 면세사업을 접은 동대문 두타면세점의 자산 일부를 인수해 현재 서울 강남 한곳에서만 운영중인 사업을 강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하반기 면세사업을 시작한 후 줄곧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나, 사업 구색을 갖추기 위해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3분기 매출은 2분기보다 8.7% 늘어난 2108억 원, 영업손실은 171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영업손실은 1분기 236억 원, 2분기 194억 원으로 적자 폭이 줄고 있는 추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면세 사업은 상품을 사들여 되파는 사업인 만큼 경쟁력을 꾀할 수 있는 요소가 많지 않다. 다른 업체에서 취급하지 않는 브랜드를 유치한다든지, 같은 물건을 대량으로 사들여 좀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가격 경쟁력, 또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각종 할인 경쟁 정도”라며 “그런 만큼 추가 사업자들이 생기면 중국인 보따리상 유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면세 사업자들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우려해 기존 면세사업자나 신규 사업자들이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면세업계는 해외 진출로 활로를 모색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