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로 올라섰다. 종가기준으로 한달만이다. 다만 장중변동폭은 3원에도 미치지 못하며 5개월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해 안전자산선호 심리가 확산한데다, 수급적으로도 삼성전자 배당금 역송금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미국 상원에서 홍콩 인권법이 통과되면서 긴장감을 키웠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와 코스닥도 일제히 1% 넘게 급락했다. 외국인의 주식매도도 많았다. 반면, 1170원대에서는 수출업체 매물도 많아 추가 상승을 저지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홍콩사태까지 겹쳐 미중간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결론이 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방향을 잡기 어렵다고 전했다. 원·달러가 상승할 재료가 많았음에도 추가 상승이 막혔다는 점에서 1170원대 안착 가능성은 낮게 봤다. 추가 상승하더라도 1175원에서 저항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1169.4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68.9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2.4원으로 6월17일(2.1원) 이후 가장 적었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67.6/1168.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8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좁은 레인지 장이었다. 홍콩 관련 이슈가 미중 무역협상 갈등의 트리거가 되면서 관련 불확실성을 반영했다. 하지만 협상이 된다 안된다는 확실한 뉴스도 없어 방향을 잡지 못한 것 같다”며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급락했고, 외국인 순매도 영향도 컸다. 삼성전자 배당 관련 역송금 수요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상승요인 속에서도 원·달러가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1170원대에 안착했다고 보기 어렵다. 1160원을 하단으로 하고, 좀더 상승한다면 1175원 정도에서 저항을 받는 모습일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미중 무역협상 헤드라인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다. 관련 뉴스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곳은 미국채 금리고 이어 위안화 환율인 것 같다. 홍콩 문제로 미중간 껄끄럽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고, 미국에서 홍콩 인권법이 통과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증시와 외국인 매매동향, 삼성전자 배당관련 역송금으로 원·달러가 1170원을 찍었다. 다만 수급상 수출업체들의 물량도 꾸준해 상단이 제한됐다. 원·달러가 1170원 위에서 안착할 가능성보다는 1160원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12엔(0.11%) 내린 108.51엔을, 유로·달러는 0.0003달러(0.03%) 하락한 1.1071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5위안(0.07%) 상승한 7.0329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7.92포인트(1.30%) 급락한 2125.3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12.66포인트(1.91%) 폭락한 649.87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342억500만원어치를 매도해 10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에서도 191억3900만원어치를 매도해 이틀째 매도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