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 지역 집값도 급등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는 25억~26억 원 수준으로 호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지난달 매매가 24억 원보다 1억 원 이상 오른 수치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도 지난달에 24억5000만 원(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기준)에 거래됐으나 이달 들어서 26억~27억 원으로 호가가 높아졌다.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의 호가도 최근 19억 원까지 올랐다. 지난달에 거래된 18억 원보다 1억 원 오른 것이다.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도입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고 열흘 넘게 시간이 흘렀지만 주택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상승세다. 정부는 이달 8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본격 시행하면서 서울 8개 구, 27개 동을 핀셋 지정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봐도 서울 집값이 진정된 기미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달 셋째 주(18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8%로 전주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서울도 전주보다 0.01%포인트 오른 0.10%로 집계됐다. 강북은 0.06%, 강남은 0.12% 각각 상승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전주보다 0.01%포인트 오른 0.14%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세는 지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에서는 규제 해제와 동시에 집값이 오르고 있어 정부의 부동산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부산 해운대·수영·동래구의 최근 1년간 주택가격 누적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에 조정대상지역으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며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했다. 이후 해당 지역의 주요 아파트 가격이 며칠 새 5000만~1억 원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2019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상승국면에 머물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오히려 아파트 가격을 부추긴다고 입을 모았다.
개포동 G공인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이후 가격이 올랐는데 당분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책이 시장에 어떻게 작동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당장 가격이 내려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둔촌동 D공인 관계자도 “분양가 상한제가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신축이나 재건축이 이뤄지지 않으면 2~3년 후에는 강남에서 거래할 물량이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S공인 관계자 역시 “매물이 없을뿐더러 호가가 올랐다”며 “매도자, 매수자 모두 가격이 오를 것으로 생각하니깐 매도자는 가격을 더 올리려고 하고, 매수자는 지금이라도 잡자는 분위기여서 (매도자-매수자간) 줄다리기가 심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