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내년부터 다관절 산업용 로봇을 국내 건설 현장에 시범 적용한다고 27일 밝혔다.
산업용 로봇은 그동안 제조업 공장 등 고정된 환경에서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만 수행했다. 이에 복잡한 환경에는 적응하지 못해 매번 다른 상황의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건설 현장에서는 부적합하다고 여겨졌다.
현대건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 숙련공이 하던 업무 패턴을 프로그래밍화해 기존 다관절 로봇에 입력시켜 움직임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로봇이 수행하는 특정한 작업을 소프트웨어 언어로 전환해 사람의 손과 팔만큼 정밀한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여기다 작업 위치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기술을 보유한 운반용 기계차량에 탑재해 현장 어디서나 작업이 가능하다.
로봇을 본격적으로 투입하면 작업자의 숙련도나 컨디션에 영향을 받지 않고 균일한 품질을 얻을 수 있게 된다. 24시간 작업이 가능해 공사 기간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고 위험이 높은 공정에 투입시키면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건설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지던 근로자들의 작업 환경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내년부터 드릴링, 페인트칠 등 단일 작업이 가능한 건설 현장에 다관절 산업용 로봇을 우선적으로 투입한다. 용접이나 자재정리 등 정밀한 작업이 필요한 공정에는 2022년부터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오는 2026년까지 건설 현장 작업의 약 20%를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R&D 센터에 로봇 실험실을 구축해 로봇 연구ㆍ개발에 앞장섰다. 올해에는 BIM(3차원 건설 도면)과 연계해 로봇의 움직임을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대건설 측은 "앞으로 현장 맞춤형 로보틱스 기술의 개발·적용을 확대해 건설 현장에 제조업과 같은 자동 생산개념을 도입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 공기, 안전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