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의 글로벌 네트워크 PwC가 세계은행과 함께 전 세계 조세제도 및 납세환경에 대한 연례보고서 ‘Paying Taxes 2020’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 향상으로 세금 신고납부 의무 준수가 보다 쉬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로 14회째 발행된 ‘Paying Taxes’ 보고서는 표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각국의 중견 기업이 직면하는 납세 관련 법 규제와 법령 분석 등 납세환경의 네 가지 주요 지표(△연간 납부 횟수 △연간 납부 소요시간 △총조세부담률 △신고납부 후 절차)를 바탕으로 각 국가의 종합적인 순위를 측정했다.
2018년 기준 한국의 납세환경 순위는 21위로, 전년 대비(24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한국의 순위 상승은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신고납부 시 자기검증 서비스 및 미리채움 서비스 등 납세편의 서비스 개선을 통해 신고납부에 걸리는 시간을 연간 11시간 단축했다는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한국 외에도 홍콩과 싱가포르, 뉴질랜드가 각각 2위와 7위, 9위를 차지하며 납세환경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한편 전 세계 기업의 평균 총조세부담률(세전 이익 대비 제반 세금부담 총계)은 40.5%로 지난해(40.4%)와 큰 변동 없이 지난 5년간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총조세부담률에 영향을 미친 요인 역시 전년과 마찬가지로 투자 유치를 위한 법인세 인하, 사회복지 확대 재원 충당을 위한 사회보장세 인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고서는 지난 15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여 과세당국이 기술 혁신을 수용할 경우 납세자들이 얻을 수 있는 주요 이점과 편의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브라질과 베트남의 경우, 연간 세금 신고납부에 걸리는 시간을 전년 대비 23%가량 감축했는데, 이는 브라질의 전자기장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용과 베트남의 중앙집권식 납세관리 시스템의 개선, 부가세 신고서 정보의 단순화, 소프트웨어 선진화에 힘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신기술의 출현과 발전은 세무당국에 납세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기회가 제공됨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세무당국은 기술 발전에 대한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납세 행정 및 납세 편의 증진을 위해 그 이점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한다.
또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전자세금계산서, 온라인 세무포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납세자의 신고납부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wC의 조세투명성 및 조세부담률 리더인 앤드루 팩맨(Andrew Packman)은 “효과적인 납세관리는 모든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며 “납세자들이 세금 신고납부가 쉽고 간편하며 공정하다고 여기고,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며 사회에 어떠한 가치를 창출하는지 이해한다면 납세의무를 적극적으로 준수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세금 징수가 더 쉬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정일 삼일회계법인의 세무부문 대표는 “이번 보고서가 납세관리 시스템의 현대화를 위해 정부와 과세당국의 지속적인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라며 “이와 동시에 “최근 OECD와 G20에서 논의, 진행 중인 작업과 관련하여 어떤 새로운 합의가 이뤄지면 디지털 경제 과세와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