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두달연속 동반매도에 나선데 이어, 매도규모도 1년1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원화가치 역시 주요국중 브라질 다음으로 급락(원·달러 환율 급등)했다.
다만 건전성지표는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12년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는 24억4000만달러(2조8486억원)를 빼 5월(-25억8000만달러) 이후 6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재부각된데다, 미국이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에게도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무역관련 분쟁이 확산한 때문이다. 국내 수출부진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EM) 조정이 맞물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11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4.3% 줄어 12개월째 뒷걸음질쳤다.
채권시장에서도 15억2000만달러(1조7745억원) 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1월(-32억3000만달러) 이후 10개월만에 최대 유출규모다. 만기도래와 함께 11월 하순 강세장(금리하락)에서 차익실현성 매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전반적인 외화차입여건은 안정적이었다.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외국환평형기금 CDS 프리미엄은 11월 평균 28bp로 직전월 보다 4bp 하락했다. 이는 2007년 10월(24b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국내 8개 은행기준 만기 1년 초과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45bp로 전월대비 11bp 급락했다.
복수의 한은 관계자들은 “홍콩시위 격화와 미국에서 홍콩 및 위구르 인권법안 통과 등으로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확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중 경제의존도가 가장 높다는 점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외국인도 예민하게 움직였다. 다만 셀코리아 내지 기조적인 유출흐름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