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이 '유진투자증권 재매각설'과 관련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그룹은 9일 "최근 제기되고 있는 '유진투자증권 재매각설'과 관련해 경쟁력 있는 사업 분야에 집중한다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 하에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선물거래소는 유진기업과 유진투자증권에 대해 최대주주 지분매각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상태다.
유진그룹의 지주회사 겪인 유진기업은 지난 2006년 말부터 2007년 초까지 약 1800억원을 들여 유진투자증권(구 서울증권) 지분 24.09%를 획득해 인수한 이후, 약 1년 반 만에 다시 재매각을 검토 중인 것이다.
이에 업계는 물론 유진투자증권 내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왜냐하면 얼마 전까지 유진그룹은 교보증권을 인수하려고 하는 등 증권업을 키우려는 의지가 확고했기 때문.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중순부터 1년 넘게 교보증권 인수를 추진하다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 지난 7월 공식적으로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이번 '유진투자증권 재매각' 배경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업계에 따르면 유진그룹의 최근 자금 사정이 좋지 않고, 게다가 증권업 경쟁이 점점 치열해 지고 있어 매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진그룹은 지난해 하이마트를 인수하면서 1조1000억원의 부채가 발생해 부채비율이 195%까지 상승했다.
결국 그룹 측은 보유자산과자기주식 매각을 통해 3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해 올 연말 부채비율을 130%까지 떨어뜨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2008회계연도 1분기(2008년 4~6월)에 16억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자회사인 유진자산운용도 2007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 영업손실이 6억27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아울러 증시 상황 악화에다 신설증권사들이 대거 생겨나면서 증권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져 경영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도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적자가 지속될 때에는 퇴출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룹차원에서 미리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과거 유진그룹이 현 유진투자증권을 인수할 당시와는 다르게, 자통법을 앞두고 증권사 진입과 퇴출이 쉬워진 것도 증권업 메리트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