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상장사 서열 10위권에 지각변동이 생겼다. 가시적인 성장동력을 마련한 기업들은 순위권에 새로 진입한 반면 경기 침체와 정부 규제로 정체된 기업들은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 중 제자리를 지킨 기업은 삼성전자(1위), SK하이닉스(2위), 삼성바이오로직스(5위), 현대차(6위) 등 4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위 10위권으로 치고 올라선 종목은 네이버, 현대모비스, 신한지주 등 3개사다.
지난해 말 11위에 그쳤던 네이버는 올해 7계단 뛰어오른 4위에 올라섰다. 네이버는 실적 부진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올 들어 50.41% 올랐다. 지난해 말보다 시가총액은 10조 원 이상 증가하며 27일 종가 기준 30조243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15위에 그쳤던 현대모비스는 7위까지 올라서며 그룹의 형님 격인 현대차(6위)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현대차 주가가 올 한 해 1.69% 오르는 동안 현대모비스는 35.53% 상승했다. 이 기간 두 회사의 시총 차이는 6조8243억 원에서 1조2055억 원으로 좁혀졌다.
금융업 ‘대장주’ 자리를 지킨 신한지주는 올해 11.36% 오르며 지난해 말보다 4계단 오른 10위권에 안착했다. 올해 신한지주는 순조로운 해외 성장과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 효과로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만들었다. 게다가 오픈뱅킹 시행에 가장 잘 적응한 금융사로 평가받는다.
반면 SK텔레콤은 올 들어 11.87% 주가가 내리면서 지난해 말 7위서 15위로 추락했다. 국내 경기 침체로 대표적인 내수산업인 통신업이 주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통신 대장주’인 SK텔레콤도 고개를 숙였다.
한국전력은 16.16% 주가가 빠지며 지난해 말보다 9계단 내려간 18위를 기록했다. 이번 정부 들어 주가가 반토막 난 한국전력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전기요금 인상 억제 등의 영향으로 기지개를 못 켜고 있다. 오랜 미ㆍ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포스코 주가도 1.85% 뒷걸음질치며 지난해 턱걸이인 10위권에서 11위로 밀려났다.
국내 상장사 ‘부동의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추격자들을 멀리 따돌리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47.03%, 58.68% 상승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코스피 200종목 중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6.34%(336조988억 원), SK하이닉스는 5.46%(70조338억 원)로 각각 지난해 말보다 6.52%포인트, 1.68%포인트 증가했다. 한편 삼성전자 우선주도 올해 43.94% 상승하며 지난해 시총 4위서 3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