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시간) 리먼브라더스가 결국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메릴린치 역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주당 29달러에 전격 인수됐다.
이로써 올 초 베어스턴스가 JP모간에 매각된 것을 포함, 글로벌 투자은행(IB) '빅5'중 남아 있는 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단 두 곳뿐이다.
이들 거대 투자은행들의 몰락을 보며, 글로벌금융주펀드 투자자들은 다시 한 번 귀를 쫑긋 세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하지만, 7월말 기준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글로벌금융주 펀드중 이들 글로벌 투자은행에 투자하고 있는 것은 '한국월드와이드월스트리트투자은행주식'만이 메릴린치에 3.1%(7월말 기준)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주당 17달러 정도였던 메릴린치 역시 주당 29달러로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인수돼 글로벌금융주펀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수익률에 있어서도 아직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하나UBS글로벌금융주의귀환주식Class A'의 1주일 수익률은 -2.96%, '한국월드와이드월스트리트투자은행주식1(A)' -7.03%, '삼성글로벌파이낸셜서비스주식종류형 1_A' -7.34%로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유형 평균(-8.50%)대비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글로벌금융주펀드들이 월가에 투자하는 비중은 비록 높지는 않지만, 이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여파가 일파만파로 퍼져 전 세계 금융주들에게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AIG, 워싱턴 뮤추얼(WM), 와코비아 등으로 신용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금융주들이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산 운용사들이 금융주펀드들을 속속 출시한 것도 우려감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지난 2일 피델리티자산운용은 미국, 스위스, 영국, 일본 등 글로벌 금융업종에 투자하는 '피델리티글로벌금융주 펀드'를 출시한 바 있으며, 기은SG자산운용 역시 지난 6월19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금융 산업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아시아 태평양 금융주식 투자신탁'을 출시했었다.
우리투자증권 신환종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주들에 대해 리만브라더스의 파산관련 처리 과정에서 6000억 달러 규모의 부채 중 상당규모의 부실채권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금융기관 전반의 부실이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신용파생상품시장의 대규모 청산과정에서 커다란 손실을 입는 기관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한편 정부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정부관리 편입으로 인한 부담과 모럴해저드의 우려로 지난 베어스턴스 매각 때와는 달리 추가적인 지원을 하지 않음에 따라 향후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 발생 시에도 정부의 개입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중요한 보호막이 사라져 버렸다"고 강조했다.
결국 신 연구원은 "리만브라더스의 파산신청과 메릴린치의 매각에도 신용위기는 여전히 터널 속에서 갇혀 있으며 상당기간 불확실성으로 둘러싸여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동양종금증권 박용미 연구원은 "테마주로는 괜찮은 펀드라고 보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글로벌금융주펀드들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지만,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글로벌금융주펀드들은 분산이 잘 돼 있어서 월가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며 위험 요소는 지나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