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닥시장 반대매매 규모가 12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지난해 연간 반대매매(호가 제출액 기준) 금액은 1조17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1조3320억 원)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의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신용거래) 주가가 일정 수준 밑으로 내려가거나 외상거래로 산 주식(미수거래)의 결제 대금을 기간 내에 내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다.
투자자 의사와 상관없이 반대매매 주식 수량과 매도가가 정해지기 때문에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투자자 손실이 커지고 증시도 추가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월별로 코스닥 반대매매는 1~4월까지 월간 400억~800억 원 수준으로 비교적 크지 않았다가 5월 1081억 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7월과 8월 들어 1849억 원, 1948억 원으로 나머지 달의 두 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했고 10월에도 1989억 원으로 1000억 원을 넘겼다.
이는 지난해 코스닥을 뒤흔든 제약ㆍ바이오주의 등락 궤적과 겹친다.
지난해 코스닥 바이오주는 3월 초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에 대한 3월 말 판매 중단 및 5월 품목허가 취소 조치로 크게 흔들렸다. 이후 6월 말 에이치엘비의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실망스러운 임상 3상 결과를 내놓은 데 이어 8월 초 신라젠이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3상 중단을 발표하는 등 초대형 악재가 잇따랐다. 이에 8월 5일 코스닥지수가 바이오주 중심으로 7.46% 급락하면서 3년여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또 10월에는 헬릭스미스마저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후보물질 ‘엔젠시스’의 3상 결과 발표를 연기하면서 바이오주는 또 한 번 타격을 받았다.
통상 주가가 급락하면 신용거래ㆍ미수거래 물량이 반대매매로 나오기 때문에 코스닥 반대매매가 7~8월 급증한 데는 잇따른 바이오 임상 실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작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반대매매는 총 8552억 원으로 2018년(1조1468억 원)보다 25.4% 줄었다. 이는 코스피가 2018년에 17.28% 하락했지만 작년에는 7.67% 상승한 데 따른 '기저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