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우려에 따른 개강 연기로 인해 줄어든 수업 결손에 대한 대책을 둘러싸고 대학과 학생들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대학은 보강ㆍ과제물 대체 등을 주요 대책으로 시행할 방침이지만 학생들은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가 최근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각 대학에 개강을 미루라고 권고하면서 대학들이 잇따라 개강 연기 및 학사일정을 조정하고 나섰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의 종강 일수는 이보다 1~2주일가량 적은 것으로 확인돼 수업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는 전날 개강을 2주 연기하고 종강을 1주 미룬다는 공지와 함께 “16주 수업을 15주로 단축한다”고 밝혔다. 앞서 연세대와 이화여대도 고려대와 같은 학사 일정으로 수업을 16주에서 15주로 감축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종강 날짜를 아예 변경하지 않는 대학도 있다. 동국대는 개강일만 2주일 연기하면서 15주에서 13주로 수업감축을 한다. 한국외대도 16주에서 14주로 종강 학사일정은 이전 학기와 같다. 대학 관계자는 “보강과 온라인 강의 등을 활용해 학습권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학생들 사이에선 등록금 조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사이버대를 포함한 전국 4년제 일반대학 241곳의 1년 평균 등록금은 619만8000원 수준이다. 단순히 평균등록금을 수업일수로 나누면 1주일 수업 평균등록금은 약 38만 원이다.
이해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대외협력국장(이화여대 4)는 “제대로 된 수업을 받지 못하는 만큼 등록금도 줄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조만간 네트워크에서 대표자들이 수업감축으로 인한 등록금 인하 목소리를 공식적으로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들은 등록금 인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 교육과 등록금을 수치로 ‘몇 주분’ 나눠 계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올해 전국 대학들은 이미 정부 정책에 발맞춰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했다”고 말했다. 이어 “등록금 동결 정책이 12년째 이어지면서 재정난이 계속되고 있어 등록금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1일 오후 1시 기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집계한 전국의 개강 연기 결정 대학은 모두 104곳이다. 교육부의 개강 연기 권고가 있었던 만큼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