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은 30일 다국적 기업 나비스코푸드(NAVISCO FOOD SUZHOU CO. LTD.)가 제조하고 동서식품이 수입한 중국산 '리츠 샌드위치크래커 치즈'(유통기한 2009.3.23)와 중국 기업 다냥 데이 브라이트 푸드(DANYANG DAY BRIGHT FOODS. CO. LTD.)가 제조한 '고소한 쌀과자'(유통기한 2009.6.24)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유명 다국적 기업이 제조한 식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것은 처음이어서 충격이 크다. '나비스코'는 미국 최대 제과업체로, 이번 '리츠 샌드위치 크래커 치즈' 외에도 다양한 '리츠' 크래커를 제조하고 있다.
리츠 크래커는 1980년대 중반 국내에 본격 수입되면서 대표적인 인기 수입과자로 알려져 있다. 식약청 조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이번 제품은 중국 나비스코 공장에서 생산됐다.
소비자들은 세계 유명 식품업체의 제품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되자 "믿고 먹을 수 있는 게 뭐냐"는 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직장인 이 모씨(33살)는 "유명한 제품이어서 오래전부터 꾸준히 애용해 왔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에서 네티즌 zzpi*** 는 "남편과 어린 아들이 즐겨먹는 과자인데, 세계 유명제과사 제품도 믿을 수 없으니 이제 먹는 것은 자급자족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입과자를 판매하는 유통점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남대문 시장에서 수입과자류 도소매점을 4년째 운영 중인 박순의 대표는 "직접적 매출감소도 문제지만 멜라민 파동 여파가 단기간 끝나지 않을 것이 더욱 큰 문제"라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추석 이후 하향세를 보이던 매출이 멜라민 파동 이후 급감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에서 먹거리 파동이 생기면 그 여파가 두 달 정도 지속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휘몰아치고 있는 이번 멜라민 파동은 최소 내년 초까지 장기간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남대문시장에서 중국산 과자를 비롯한 수입과자를 대량 유통하고 있는 도소매업체들은 멜라민 파동 이후 매출이 40% 이상 급감했다.
또 다른 수입과자류 도소매업체 대표 김 모씨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개별 품목의 안전성 여부 보다는 수입과자는 모두 멜라민 과자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판매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오픈마켓 G마켓에서는 최근 수입과자를 비롯한 과자류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첫 멜라민 검출 이후 25~29일 동안 과자 판매건수를 20~24일과 비교해 보면, '유아 어린이 과자류'는 190건에서 140건으로 26% 감소했으며 '수입과자류'는 540건에서 410건으로 24%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