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 등 대기업들이 연이어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채용 시장도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기업들은 지원자의 안전을 보장하면서도 인재를 선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연구개발본부 내 62개 직무에서 신입ㆍ경력사원을 모집한다고 30일 밝혔다. 모집 분야는 △수소연료전지 △배터리 △차량 기본성능 등 신입사원 23개, 경력사원 39개 직무다.
현대차는 이번 신입ㆍ경력사원 모집으로 연구개발부문의 인재를 공격적으로 채용해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의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월 말부터 현대차는 수시채용 전체를 중단했다. 이후 경력직을 대상으로 부문별 수시채용을 소규모로 진행했지만, 신입 채용에 나선 건 1개월여 만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는 만큼, 화상 면접과 인공지능 서류전형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통신업계 최초로 ‘언택트(비대면) 채용’ 방식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는다. SK그룹이 주관하는 정기 채용에서 △마케팅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 인프라 직무 인재를 모집하고, 자체 수시 채용에서도 △AI △데이터 △클라우드 등 뉴(New) ICT 직무 채용을 진행한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채용 설명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영상통화 면접도 강화하기로 했다. 먼저, 온라인 채용 설명회 ‘T커리어 캐스트’를 내달 4일 그룹 유튜브 채널로 중계하며 지원자들과 실시간 채팅으로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또한, ‘언택트 채용’으로 변화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면접관 대상 교육을 강화해 우수 인재 영입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내달 초 대규모 상반기 신입 공채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코로나19 사태에도 채용 규모를 줄이지 않겠다며 “2년 전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3년간 180조 원 신규 투자ㆍ4만 명 직접 채용’ 방침을 밝힌 바 있다.
LG그룹도 내달 신입 공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신입 공채를 시작한 기업들도 있다. 롯데그룹은 32개 계열사가 신입 공채 절차를 밟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원서 접수 기간을 늘리고, 인ㆍ적성 검사와 면접 등의 일정을 한 달가량 미뤄서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 그룹도 11일부터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케미칼 4개 계열사에서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 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존에 진행한 오프라인 채용 설명회를 대체하고 있다.
이 밖에도 두산그룹, 현대오일뱅크, BGF리테일 등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어려운 국내 경제 상황을 극복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화상 면접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신규 채용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