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급락해 전장 급등 폭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축에서 벗어나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확산된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3% 넘게 급등해 한 달여 만에 1900선을 회복했고,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31 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재료들은 삼성전자 배당에 따른 역송금 수요와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GDP)이 마이너스(-)6.8%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삼켜버렸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코로나19 백신개발 기대감 등에 따라 경제활동이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했다고 전했다. 주가가 급등하고 외국인이 오랜만에 코스피를 매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다음 주 호재가 이어진다면 최근 지지부진했던 장에서 벗어나 원·달러 환율이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기대감과 함께 주식만 강할 뿐 실물경제가 부진한 데다 잔존 배당금 역송금 수요까지 있어 여전히 횡보할 것으로 봤다.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은 1200원 내지 1210원을 하단으로 1220원대 후반을 고점으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227.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장중 변동폭은 10.8원으로 2일(14.2원) 이후 2주일 만에 가장 컸다.
역외환율은 나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27.2/1227.8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2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로 전환했다. 코스피도 1900선을 넘어섰다. 미국선물도 어제오늘 상승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삼성전자 배당이 있던 당일에는 롱심리(달러매수심리)를 자극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음 주 또 다른 호재가 겹친다면 원·달러는 박스권을 하향돌파할 수도 있겠다. 다만, 중국 GDP가 안 좋게 나온 것에서 보듯 아직 완연히 숏(달러매도)으로 보긴 이르다. 다음 주 한국 1분기 GDP 발표도 예정돼 있다. 위도 당국 개입 경계감에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은 4월 내내 1210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수도 있겠다”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주가가 많이 올랐고,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오랜만에 매수했다. 삼성전자 배당 역송금 수요와 중국 지표 부준을 소화하면서 원·달러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주도 상충되는 부분들이 있다.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은 계속 나올 듯하나, 경제지표들은 안 좋을 가능성이 크다. 대외요인도 위험선호와 기피를 오갈 듯싶다. 이번 주가 피크이긴 했지만 배당금 역송금 수요도 좀 남아 있다”며 “앞으로의 지표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다음 주 나올 국내 1분기 GDP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원·달러 환율은 1210원에서 1230원 정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 40분 현재 달러·엔은 0.20엔(0.19%) 떨어진 107.65엔을, 유로·달러는 0.0016달러(0.15%) 오른 1.0853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62위안(0.08%) 하락한 7.0828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57.46포인트(3.09%) 급등한 1914.5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1일 1908.27 이후 처음으로 1900선을 회복한 것이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3226억2500만 원어치를 매수해 31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