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주식담보대출 만기가 연이어 예정된 가운데 한진 지분을 처분하면서 KCGI의 자금 부담과 대응책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IB업계에 따르면 KCGI는 20일 유화증권에 한진칼 주식 69만847주를 담보로 한 대출이 만기를 맞았다. KCGI 산하 엔케이앤코홀딩스는 9일과 14일, 16일에 한진 주식 23만 주를 장내 매도해 106억 원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주담대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KCGI는 20일뿐만 아니라 다음 달 1건, 6월 4건 등 올해 12건의 주담대 만기를 앞두고 있어 이를 상환하거나 계속 연장해야 한다. 그레이스홀딩스는 5월 애큐온저축은행 65만 주, 6월 더케이저축은행 46만 주, 유화증권 93만 주의 담보대출을 상환해야 하며 헬레나홀딩스는 라이브저축은행에 47만 주를 담보로 맡기고 받은 대출이 6월에 만기를 맞는다.
현재 KCGI을 포함한 ‘3자 연합’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42.74%다. KCGI는 산하의 그레이스홀딩스, 엠마홀딩스, 디니즈홀딩스, 캐롤라인홀딩스, 헬레나홀딩스 등을 통해 19.3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담보로 제공된 지분은 12.11%로 KCGI 보유 지분의 약 62%다.
한진칼의 주가가 오르면서 추가 매입에 대한 자금 부담도 이전보다 커진 상황이다. KCGI는 지난달 정기주주총회 이후에도 한진칼 지분을 확대해왔다. 지난해 4월 3~4만 원대이던 한진칼 주가는 최근 8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17일에는 10만 원 이상으로 뛰었다.
KCGI가 남은 한진 지분을 우선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17일 매도 이후 KCGI가 보유한 한진 주식은 38만3107주, 지분율은 3.20%다. 보유지분 5% 미만으로 변동보고의무가 사라졌다. 21일 종가 4만8700원을 기준으로 KCGI가 이를 전량 처분한다면 약 186억 원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추진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연합 측의 한진칼 지분이 희석될 수 있어서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증자 참여에 부족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 3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사회 결의만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