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인텔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난 56억6100만 달러(약 7조 원), 매출은 23% 증가한 198억2800만 달러로, 매출과 순이익 모두 1분기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외출 제한과 화상회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이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 매출은 69억9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나 증가했다.
집에 머무는 사람이 증가함에 따라 최근 3개월 새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회원 수는 약 10%, 1600만 명 증가했고,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 이용자는 30배로 확대했다. 덕분에 이들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PC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도 인텔의 깜짝 실적에 일조했다. 1분기 PC 쪽 매출은 14% 증가한 97억7500만 달러였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을 위해 컴퓨터를 사는 이른 바 ‘워크앳홈(Work at home)’ 특수 덕분이다. 다만 새로 구입한 제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종이 많아 노트북 PC용 CPU 판매단가는 전년 동기에 비해 3% 떨어졌다.
반도체 공장은 자동차 산업에 비해 인력을 요하는 공정이 적어 코로나19가 급확산하는 가운데서도 인텔은 생산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완화하기 위해 발령한 외출 제한을 완화하는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당분간은 집에서 일이나 학습을 하는 생활이 계속될 전망이다. 인텔은 2분기 매출 전망은 전년 동기보다 12% 늘어난 185억 달러로 잡았다.
다만, 인텔은 1월 시점에 735억 달러로 잡았던 2020년 연간 매출 전망을 철회했다. 클라우드 기업에 의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활발해지는 반면, 경기 침체의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지 데이비스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소매 및 산업기계용 제품은 이미 수요가 줄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영향으로 23일 인텔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