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특별전을 오는 10월 31일까지 진행한다.
이달 13일 개막한 특별전에 대해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고등학교 3학년 당시 벌어졌던 5·18 민주화운동을 떠올리며 "인생 절반을 떨치지 못한 부채감 속에서 살았다"고 회상했다.
이 원장은 "당시 정부 사람들이 5·18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길 바랐는지, 그 마음과 욕망이 기록된 전시"라며 "기록이 남지 않은 부분도 있는데, 이는 당시 활동 주체들의 생각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다. 4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오늘에도 광주를 제외하고 그날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그해 오월의 한복판에서 이를 경험하고, 목격하고, 알린 사람들의 기록과 당시 그들을 탄압했던 정부와 군의 기록이 한국 현대사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조명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핵심 자료는 사람들이 남긴 기록이다. 수십 년 동안 꺼내지 못하고 서랍 속에 간직해 온 일기, 믿을 수 없는 광경을 취재했던 기자들의 취재수첩과 사진, 친지의 안부를 묻는 편지, 5.18 진상 규명을 위한 인터뷰 기록들, 그리고 광주시민에게 보내는 위로의 시와 작품 등 160여 점의 자료가 오월의 고통과 충격을 증언한다.
특히 시민들이 남긴, 광주를 떠난 적이 없었던 자료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초등학생‧고등학생‧대학생‧ 전도사‧주부 등 광주 시민들이 당시의 상황을 써내려갔던 일기 16점과, 언론 탄압으로 기사화되지 못했던 기자들이 남긴 취재수첩과 메모 5점이 전시된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5·18민주화운동 관련 대표적인 정부기록물로 이루어진 '정부기록 속의 5·18'전시가 이루어진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정부기록 100여 점이 당시의 기록물 제목 그대로 전시된다. 비상계엄선포, 계엄포고문 제10호 시달, 상황일지, 광주사태 수습 긴급 지시문, 5·18사진앨범, 피해신고 접수상황, 광주사태 수습 상황보고 등이다.
국방부와 광주 동구청에서 생산한 상황일지를 18일부터 27일까지 날짜별로 재구성해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수습상황보고, 피해신고접수상황 등 세계기록유산 10여 점도 최초로 원본 전시된다. 국군기무사령부가 앨범으로 정리·보관하고 있었던 당시 사진집도 일반 국민에게 공개된다. 정부기록물 전시는 내달 7일까지 열린다.
박물관 외부 역사회랑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사진을 비롯한 미디어 콘텐츠가 있다. 역사마당에는 최평곤 조각 설치작가가 제작한 평화의 메시지와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 전시된다.
주진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5·18 당시 저는 군대를 다녀와서 막 대학교에 복학했던 시점"이라며 "당시 역사학자의 길을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한,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주 관장은 "그동안 광주를 한 번도 떠난 적 없는 소중한 자료들이 처음으로 서울 나들이를 한다"며 "감회가 남다른 한편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 전시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이 광주의 역사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라는 것을 온 국민이 공감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별전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 1층 기획전시실, 역사회랑, 역사마당에서 진행된다. 무료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