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가 넉달만에 반등했다. 반등폭도 3년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현재경기보다 향후경기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 상대적 경기개선 기대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경제활동 재개 등으로 이어진 것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또,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과 통화정책 등 경기부양책도 영향을 미쳤다.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도 일부 영향을 줬다.
반면, 국제유가 급락이 계속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과 물가인식은 또 한번 역대최저치를 기록했다.
CCSI란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2003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해 이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다만, 2018년 10월 표본가구 수를 기존 2200가구에서 2500가구로 확대하면서 2018년 9월 이전 수치와 단순비교하는 데는 주의가 요구된다.
부문별로 보면 현재와 6개월 후를 비교한 향후경기전망 CSI는 8포인트 오른 67을 기록했다.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한 현재경기판단 CSI도 5포인트 오른 36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향후경기전망 CSI에서 현재경기판단 CSI를 뺀 상대적 경기전망은 31포인트로 2009년 4월(32)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생활형편전망 CSI(85)는 6포인트 올랐고, 가계수입전망 CSI(87)와 소비지출전망 CSI(91)도 각각 4포인트씩 상승했다. 현재생활형편 CSI(79)도 2포인트 상승했다. 또 다른 경제 상황인식 지표인 취업기회전망 CSI는 5포인트 상승한 63을 보였다.
임금수준전망 CSI 또한 2포인트 오른 104로 넉달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주택가격전망 CSI는 전월과 같은 96을 나타냈다. 직전월에는 16포인트 추락해 정부의 8·2대책이 있었던 2018년 8월(-16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었다.
권처윤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코로나19가 완화된데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도 일부 영향을 줬다”며 “코로나19 전개 양상에 따라 향후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경기전망심리가 경기판단심리 대비 떨어질 때는 덜 하락했고, 오를 때는 더 올랐다. 이는 과거나 통상의 현상과 정반대”라며 “한국의 코로나19 완화 추세가 여타국에 비해 빠르다는 생각과 함께, 부양책도 조기에 잘 집행된 것이 전망에 대해 상대적으로 낙관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을 포함해 2% 미만이란 응답도 59%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직전 최대치는 작년 11월 기록한 58.3%였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공요금(41.7%, 이하 복수응답)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농축수산물(38.0%), 공업제품(31.7%) 순이었다.
권 팀장은 “경기와 물가는 같이 간다. 경기심리가 회복했다곤 하지만 여전히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국제유가가 낮은 수준으로 소비자물가도 낮다”며 “체감물가 자체는 저물가 상태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자는 2370가구였다. 조사기간은 이달 11일부터 19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