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우디 A7 55 TFSI 콰트로 프리미엄은 국내에서 쉽게 보기 힘든 쿠페형 4도어 세단이다.
매끈하면서도 날렵한 디자인을 완성했고, 아우디의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를 기본으로 갖췄다.
21세기 들어 글로벌 자동차 디자인의 새로운 트렌드를 개척했던 '싱글 프레임 그릴'은 이제 반듯한 육각형으로 거듭났다. 이를 중심으로 양옆에 심어 넣은 날카로운 ‘HD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측면은 직선 형태의 캐릭터 라인과 후면부로 갈수록 유려하게 낮아지는 쿠페형 루프가 자연스레 어우러진다.
아우디가 A7을 통해 선보인 독특한 지붕 선을 좇아 수많은 아류작(作)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오리지널은 여전히 A7이다.
후면부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이 사용된 LED 테일 라이트가 시선을 끈다. 가로로 이어진 형태라 전폭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도 뚜렷하다.
전반적인 차체는 매끈하다. 길이와 너비는 각각 4975㎜, 1910㎜다. 높이는 1425㎜다. 제네시스 G80과 비교하면 전장과 전폭은 20㎜가량 짧고, 전고도 4㎝ 더 낮다.
낮은 전고 탓에 2열 머리 공간이 다소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키가 180㎝ 정도인 성인 남성이 앉으면 머리가 살짝 닿는다.
실내 디자인도 반듯한 선과 면이 조화를 이룬다.
우선 세 개의 큼직한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10.1인치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과 음악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다. 하단의 8.6인치 디스플레이는 공조와 문자입력 기능을 맡았다.
두 디스플레이는 터치할 때 버튼을 누르는 듯한 촉감이 난다. 이른바 '유저 인터페이스'를 염두에 둔 것으로 익숙해지면 보지 않고도 손으로만 작동시킬 수 있다.
주소를 입력할 때 사용하는 문자입력 기능은 펜으로 종이에 쓰듯 디스플레이를 터치하면 된다. 반듯한 정자체가 아님에도 잘 인식한다.
운전대 뒤편의 12.3인치 버츄얼 콕핏 플러스는 더 명민하다.
내비게이션 경로 등 자세한 엔터테인먼트 정보를 선명하게 표시해 편한 운전을 돕는다.
3개 모드(클래식, 스포츠, 다이내믹)로 디자인을 바꿀 수도 있어 골라 선택하는 재미도 있다.
특히, 내비게이션은 차선 숫자까지 알기 쉽게 띄워줘 굳이 고개를 돌려 상단 디스플레이를 참고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야간에는 아우디 로고가 선명하게 나타나는 ‘도어 엔트리 라이트’, 은은하게 실내를 휘감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엔진은 V6 3.0ℓ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TFSI)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는 50.9kgㆍm에 달한다.
여기에 7단 S트로닉 자동변속기를 맞물렸고. 아우디 특유의 상시 사륜구동 콰트로가 조합을 이룬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5.3초다. 차고 넘치는 힘을 지녔으되 1리터당 복합연비는 9.5㎞에 달한다.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속도를 낼 때 멈칫거리지 않고,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일단 주행을 시작하면 뛰어난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쿠페형 세단답게 도어에는 유리를 두르는 프레임이 없는, 이른바 '프레임 리스' 형태다.
그럼에도 방음 글래스를 사용해 외부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탄탄한 섀시를 철옹성처럼 두른 덕에 웬만한 거동에도 도어가 뒤틀린다는 느낌을 찾아보기 어렵다.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 기능도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에서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특히 음성인식 보이스 컨트롤 기능이 인상적이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최근 출시되는 차에는 적용되는 기능이지만, 다른 어느 차와 비교해도 음성을 인식하는 수준과 제어 능력이 뛰어나다. 가령, 대부분 차는 “라디오 켜줘”라는 말까지만 알아듣는데, 아우디 A7은 원하는 주파수를 되묻고 요구사항을 수행한다.
판매가격은 9550만 원. 브랜드 이미지와 고급스러움, 주행 성능을 고려하면 수긍할 만한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