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70여년 만에 가장 강력한 통금령 발동

LA도 1992년 폭동 이후 가장 엄격한 통금령 발동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 인근 상점이 시위대 약탈로 아수라장이 됐다. 뉴욕/AP연합뉴스

백인 경찰의 흑인 남성 살해로 촉발된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하면서 주요 도시들이 경계 강화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뉴욕시가 70여 년 만에 가장 강력한 통금령을 내렸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평화로운 도시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면서 뉴욕시의 야간 통금을 이번 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전날 밤 11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처음으로 야간 통금을 실시한 뉴욕시는 이날 밤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로 통금령 적용시간을 늘린 데 이어 아예 적용 시기도 이번 주 내내로 연장한 것이다.

뉴욕시의 야간 통금은 1943년 8월 이후 70여 년 만에 가장 강력한 조치다. 백인 경찰관의 흑인 병사 총격 사건으로 할렘에서 대규모 소요 사태가 벌어지자 피오렐로 라과디아 당시 뉴욕시장은 밤 10시 30분부터 통금령을 내린 바 있다.

뉴욕시의 강력한 통금령은 전날 밤 시위 현장 파견 경찰력을 4000명에서 8000명으로 두 배 늘렸음에도 통행금지 시간 이후 약탈, 방화 기물 파손 등 소요 사태가 가라앉지 않아서다.

전날 밤 뉴욕 시내 곳곳은 약탈로 아수라장이 됐고 수백 명이 체포됐다.

맨해튼의 경우 헤럴드 스퀘어에 있는 메이시스 백화점과 유니언 스퀘어의 노드스트롬 매장을 비롯한 10여 곳의 상점들이 유리창이 깨지고 물건을 약탈당했다.

뉴욕 경찰과 시위대 대치 과정에서 다수 부상자가 발생했고 경찰은 200명 이상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브롱크스 지역에서는 강도 신고를 받고 대응에 나섰던 경찰관 1명이 뺑소니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도 1992년 흑인 운전자 로드니 킹을 구타한 백인 경찰들에 대한 무죄 선고로 촉발된 LA폭동 이후 가장 엄격한 통금령을 발동했다. LA는 전날부터 오후 6시에서 오전 6시까지 12시간의 통금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마이클 무어 LA 경찰국장은 “폭력 시위로 90여 개 상점이 파괴됐다”면서 “상가 보호를 위해 이미 투입된 1000명의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에 더해 1000명의 추가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뉴욕과 LA를 포함해 미국 40개 이상 도시가 야간 통행금지를 도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