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미국 고용 현황의 개선 결과에 따라 상승 출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 순환매 장세에서 소외된 중국 소비주를 주목할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 한국 증시는 미국 고용보고서의 깜짝 개선 결과에 힘입어 상승 출발이 예상된다. 특히 이를 통해 그동안 지수 상승의 요인이었던 V자형 경기 회복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고용보고서 오류를 비롯해 지표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앞으로도 고용 개선 기대가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 시장 기대와 달리 차익 실현 매물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 미국 기업들의 마진율이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고정 지출(고용)을 적극적으로 진행시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주 중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주목해야 할 듯하다. 특히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V자형 경기 회복을 기정사실로 하며 지수의 급등을 용인했기 때문이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의 점도표 및 경제전망, 파월 의장 발언에 주목한다. 이를 통해 연준위원들이 내년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지와 경기 회복 속도 지연 우려를 표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파월 의장은 추가적인 정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지 여부도 주목 요인이다. 선물옵션만기일과 겹친다는 점을 감안 주 후반에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이를 감안 코스피는 2100~2200포인트, 코스닥은 730~770포인트 내외의 등락이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 코스피가 2020년 고점 대비 하락폭의 85.7%를 회복했다. 코스피의 거침없는 상승세는 단기 과열ㆍ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이어졌다. 최근 코스피는 2150선을 회복하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 12배를 넘어섰다. 12배는 금융위기 직후 밸류에이션 고점이다. 단기 과열ㆍ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인한 단기 조정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코스피는 유동성, 순환매의 힘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점을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장세가 전개 중이다. 따라서 시장의 조정이나 하락을 예단하고, 기다리기보다는 단기적으로 순환매 흐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트레이딩 차원에서 대응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만 순환매를 따라가거나, 급등 종목을 추격 매수하는 전략은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 오히려 다음 순환매 업종ㆍ종목을 선점하는 길목 지키기가 유효할 것이다.
코스피가 단숨에 1400선에서 2100선으로 상승한 것 같아도, 상승과정을 되돌아보면 업종별 변화ㆍ특징이 뚜렷하다. 특히 코스피는 기술적 분기점을 넘어설 때마다 이후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는 업종의 색깔이 바뀌었다. 첫 번째로 코스피가 저점(3월 20일)을 기록한 이후 단순 기술적 반등(50% 되돌림) 수준인 1850선까지 올라선 구간에서는 3월 낙폭과대 업종들이 반등을 주도했다. 대표적인 낙폭과대업종인 보험, 기계, 운송, 건설이 코스피를 크게 아웃퍼폼했다. 펀더멘털 불확실성은 여전하나 금융시장 패닉을 야기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에 근거한 결과이다. 펀더멘털보다 단순 가격 메리트가 반등 동력이었다.
다음 국면은 기술적 반등을 넘어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구간이다. 당시에는 차별적인 성장모멘텀에 정책 기대가 유입됐다. 차별적인 수요ㆍ실적 모멘텀에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문화 수혜주로 평가받은 IT, 그중에서도 소프트웨어, IT가전, IT하드웨어(2차전지)가 코스피 레벨업을 주도했다. 여기서 향후 시장의 주도주를 확인할 수 있다.
5월 중순 코스피가 12개월 선행 PER 11배(2010년 이후 고점권)를 넘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시점 이후 소외주의 반등이 시작됐다. 추세 반전은 확인했지만, 단기 과열ㆍ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인해 주도주와 소외주 사이에 키 맞추기 순환매가 전개된 것이다. 당시 회복률이 가장 낮았던 조선, 은행, 철강, 자동차, 에너지, 디스플레이가 코스피 추가상승을 주도했다.
순환매 국면에서 추후 단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업종으로 중국 소비 관련주를 주목한다. 최근 대형 가치주(은행, 철강, 자동차 등)의 급반등으로 현재 회복률이 가장 낮은 업종이 중국소비주이다. 코스피 상승 과정에서도 소외돼 왔다. 중국과의 관계개선, 시진핑의 방한 이슈를 고려할 때 조만간 중국 소비주가 순환매의 중심에 자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