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경험’을 강조하는 트렌드에 맞춰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던 매장에 카페를 들이고 있다.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해 다양한 고객층을 수용하려는 시도다. 여기에 매출 증대 효과까지 나타나자 카페형 매장을 선보이는 업체가 속속 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가 신논현역 인근에 단독 매장을 오픈하며 2층에 멤버십 회원 전용 무료 카페를 열었다고 9일 밝혔다. 자주에서 카페형 매장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장 한쪽에 ‘바(Bar)’ 형태로 마련된 회원 전용 카페는 회원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아 ‘자주 올 굿 카페(JAJU All Good Café)’로 이름을 정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멤버십 서비스인 ‘자주 클럽(JAJU CLUB)’에 가입한 고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자주의 카페형 매장은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선보였다는 데 차별화가 있다. 자주는 백화점이 VIP 고객을 위해 음료 서비스를 제공하듯 자주 클럽 회원에게 혜택을 제공해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무료 음료 서비스도 연간 구매 금액에 따라 혜택이 달라지는데 ‘블랙’ 회원은 하루 2잔, ‘그레이’ 회원은 하루 1잔, ‘화이트’ 회원에게는 일주일에 1잔의 음료가 제공된다. 매장에서 회원 가입을 하는 즉시 ‘화이트’ 회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SPA브랜드 스파오도 삼성역 코엑스 스타필드에 역대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매장을 열며 지하 1층 입구에 ‘스파오프렌즈’ 카페를 열었다.
패션그룹형지는 롯데몰 은평점에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와 샤트렌이 입점한 매장에 달콤커피가 운영하는 로봇카페 ‘비트’를 함께 입점시켰고, 서울 서초구에 문을 연 크로커다일 양재직영점도 패션과 카페가 결합한 복합매장으로 리뉴얼해 선보였다.
패션과 카페의 만남은 상승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패션 브랜드 고객층보다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매출 역시 오르는 효과를 보고 있다. LF는 2018년 11월 서울 명동에 클래그십 스토어 스페이스H를 열었는데 1층은 자유롭게 책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매월 특색 있는 작가들을 초청해 북 콘서트를 열며 패션뿐 아니라 책에 관심 있는 고객까지 끌어안고 있다.
LF 측 관계자는 “매월 북 콘서트를 열다 보니 기존 고정된 고객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새로운 고객층이 자주 방문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책과 문화, 그리고 패션이라는 이미지를 함께 접목한 결과 리뉴얼 전과 비교해 매출이 두 자릿수 신장세를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