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세계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가 예상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달러화를 많이 사들여 은행에 쌓아두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470억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이전인 지난 2월 말 잔액(366억1300만 달러)보다 28% 늘어난 것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달러예금 잔액(449억9000만 달러)도 작년 같은 시점(5월 말)과 비교해 29% 많다.
특히 3월 이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월 말 366억1300만 달러였던 달러예금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3월 말 432억2000만 달러로 한 달 사이 66억 달러나 뛰었다. 이후에도 4월(말 기준·440억5000만 달러)과 5월(말 기준·449억9000만 달러), 6월(11일 기준·470억100만 달러)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1월(-1.5%)과 2월(-5.5%)까지는 마이너스였지만, 3월 이후로는 최대 32.1%에 당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달러예금에 돈이 몰리는 것은 달러 자체의 가치 때문이다. 국제 기축통화인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불확실성이 클수록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금리만 놓고 보면 달러 정기예금은 다른 상품과 다름없이 연 1%도 채 되지 않아 별 차이가 없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환차익을 기대하고 돈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