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급등락 장세를 보이자 지수 가격이 내려야 이익을 거두는 일명 ‘곱버스’(인버스 레버리지 ETF)에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개인 투자자는 ‘KODEX200 선물인버스2X’를 2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기초지수인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간 하락률의 2배 수익률을 거두는 구조다.
특히 전날 개인은 해당 ETF를 1632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지난 4월 14일(1737억 원) 이후 두 달여만에 가장 큰 순매수액을 기록했다. 당일 코스피 지수가 5%대로 오르자 지수가 다시 하락할 것으로 기대한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집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세계 경기의 더딘 회복에도 가파르게 올랐다. 이에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도 다시 늘어나는 추세였다.
월별로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개인투자자 순매수액 규모는 3월 7922억 원에서 4월 1조1249억 원으로 급증하더니 5월 1699억 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달에는 4211억 원을 기록해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개인의 순매수액 규모 1위인 종목으로 올라선 상태다.
‘곱버스’에 투자한 개인은 이달 수익률이 아직 변변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달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개인 평균 매수단가(순매수액/순매수 수량)는 5285원으로 이날 종가와 비교해 2.62% 손실이 났다. 범위를 올해로 넓힌다면 손실률은 28.77%로 불어난다. 이미 앞서 곱버스에 베팅한 개인들은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는 의미다.
지수하락 베팅 기반에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남북 갈등 기조 등 대외 여건 외에도 최근 코스피 지수가 펀더멘털상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2.4배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PER가 높을수록 기업의 이익 대비 주가가 고평가된 것으로 해석한다.
다만 고평가 논란을 겪는 코스피 지수가 아직 더 오를 여력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곱버스 투자자의 재도전이 성공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예전에 찾아보기 어려웠던 언택트, 바이오, 2차전지 등 고 PER 종목들의 등장은 주식시장의 절대 밸류에이션 수준을 높게 만들고 있다”며 “과거 PER 12배가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상단이었다면 지금은 그 기준을 더 높게 잡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