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TSMC와 나란히 올해 EUV(극자외선) 기반 5나노 공정 양산에 나서면서, 주요 고객 확보를 통해 향후 판세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각오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특허청에 EUV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 상표권은 ‘EUV Advanced Processing Technology(EUV 고급 처리 기술)’이란 영문을 디자인한 형태다. EUV가 한눈에 들어오며, 앞선 처리기술을 갖췄다고 강조하는 이미지다.
EUV 기술을 적용하면 회로를 새기는 작업을 반복하는 멀티 패터닝(Multi-Patterning) 공정을 줄이면서 패터닝 정확도를 높이게 된다. 이를 통해 성능과 수율을 향상시키고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EUV를 우리만 사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EUV 상표 특허는 아니고 디자인 특허”라며 “고급 기술인 EUV를 활용한 우리 제품이나 기술력을 고객에게 알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특허를 출원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과 TSMC의 점유율 차이가 기술력보다는 고객 확보 노하우 부족 등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 같은 디자인 특허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파운드리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TSMC와 5나노 공정 양산 시점이 같은 만큼 올해를 고객사 확보의 기회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올해 들어 퀄컴 5G 모뎀칩 생산 계약을 따내는 등 구체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5나노 공정보다 생산성이 더욱 극대화되는 3나노 공정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는 기존 구조와 다른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All-Around)’를 적용해 초미세 공정기술을 한 단계 높인다는 계획이다. 3나노 기반의 제품 생산은 2022년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올해 의결한 경영위원회 안건 8건 중 3건이 파운드리 관련 안건일 정도로 관련 시장 장악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2월 EUV 전용 화성 파운드리 라인 가동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달에는 10조 원 규모의 평택 파운드리 라인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점유율도 오름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매출 기준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18.8%다. 직전 분기인 1분기 15.9%보다 2.9%포인트 올랐다. 1위 TSMC는 1분기 54.1%에서 2분기엔 51.5%로 2.6%포인트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퀄컴, 엔비디아 같은 기존 고객의 물량 확대 및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