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와 기업을 합한 민간 부채(빚)가 사상 처음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에 달했다.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기업들이 유동성확보와 운전자금 마련 등을 위해 빚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한편에선 경제가 크게 부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기업 재무건전성과 자금사정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는 명목 GDP가 1.0%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민간신용이 7.6%나 증가해 2011년 4분기(7.6%) 이후 가장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부문별로 보면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과 기업신용은 각각 96.8%와 104.3%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말(각각 95.2%, 101.8%) 보다 각각 1.6%포인트와 2.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가계부채는 1611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6% 늘었다. 이는 작년 1분기(+4.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는 것이며, 직전분기(+4.1%) 보다 증가세가 소폭 확대된 것이다. 주담대 증가세가 5.7%로 확대된 반면, 기타대출은 3%대로 비교적 낮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득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처분가능소득 대비와 금융자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각각 163.1%와 47.7%를 기록했다. 이 역시 전년동기와 비교해서 각각 4.5%포인트와 0.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기업대출은 1229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1.6% 급증했다. 예금은행(907조5000억원)과 비은행금융기관(321조7000억원) 모두 증가세가 확대된 가운데, 회사채도 2조9000억원 순발행됐다.
기업 부채비율은 2019년말 기준 78.5%로 3년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자보상비율도 2017년 9.4%를 기록한 후 2018년 8.8%, 2019년 4.3%로 2년연속 하락했다.
신현열 한은 안정총괄팀장은 “가계 부문은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인다. 증가율이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인데다 연체율도 낮다. 반면 기업은 매출이나 이익이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기업 부채에 대한 잠재위험이 커지는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