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떨어지며 1200원을 밑돌았다. 20여일만에 최저치다. 분기말과 반기말이 겹치면서 네고(달러매도)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통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대내외 주가가 급락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롱(달러매수) 심리가 우세하다는 관측이다. 실제 지난주말 다우지수는 3% 가까이 폭락했고,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코스피는 1% 넘게 급락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분기말 네고가 집중되면서 수급장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30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의 미 하원 증언 내용에 따라 환율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롱 심리가 우세하다는 점에서 원·달러가 1200원 밑에서 안착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1205.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205.8원까지 올랐다. 장중 변동폭은 8.0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03.7/1204.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4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금요일 대비 갭업 출발한 가운데 반기말 네고물량이 꾸준했다. 아시아통화가 강세를 보였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가매수나 반발매수가 있지만 반기 네고물량에 따른 상승 힘이 더 강해 보인다”며 “이번주 파월 의장 증언이 예정돼 있다. 어떤 발언을 하는지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도 “장초반 높게 시작했던 원·달러는 계속 밀렸다. 마(MAR·시장평균환율) 거래도 많았다. 점심 무렵 결제로 살짝 반등하기도 했지만 막상 많이 오르지 못한데다 다시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하락했다. 반기말, 분기말 큰 물량은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많았다. 오늘은 자투리 물량으로 보인다”면서도 “반면 주식도 많이 빠져 심리는 롱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위에서 물량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롱이 편해 보인다. 원·달러가 1200원 밑에서 고착화할 것이라는 기대는 안하는 듯 싶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15엔(0.14%) 떨어진 107.07엔을, 유로·달러는 0.0044달러(0.39%) 오른 1.1262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7위안(0.23%) 하락한 7.0687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41.17포인트(1.93%) 급락한 2093.48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도 2341억23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지난주말 뉴욕 다우존스지수는 730.05포인트(2.84%) 추락한 2만5015.55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