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미국 자동차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상대적으로 선방 중이다.
절대적인 판매치는 전년 대비 감소가 불가피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켜냈다. 경쟁사 대비 신차가 많다 보니 판매 인센티브 역시 개선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2일 현대ㆍ기아차 미국법인, 워즈오토 등에 따르면 현대차의 6월 미국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어든 5만1564대에 머물렀다. 기아차 역시 전년보다 16% 감소한 4만787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양사를 포함한 통합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줄었다.
다만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가 코로나19 여파로 전년 대비 무려 27%(6월 기준)나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가 줄었으나 자동차 업계 전반의 판매 하락이 더 컸다는 뜻이다. 그 덕에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시장 통합 점유율은 8.9%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0.8% 포인트 상승한 것은 물론 23개월 연속 점유율 상승세를 지켰다.
이처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곳은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차를 제외하면 일본 혼다와 미국 테슬라, 독일 폭스바겐 정도다.
일본 토요타는 점유율이 정체됐고. GM과 포드, 아우디, BMW 점유율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특히 일본 닛산의 미국 점유율은 전년 대비 2.2%나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이런 선방은 신차 중심의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미국 판매 제품군을 세단 중심에서 SUV로 옮겨놨다. 동시에 주요 SUV 신차가 시장에 투입되면서 신차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나아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모델 연식이 유리한 만큼, 판매 인센티브도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딜러점의 재고분이 쌓이면서 전체 자동차 시장 평균 인센티브가 전년 대비 7% 증가한 4090달러에 달했다. 기아차 인센티브 역시 이보다 적은 3779달러, 신차가 많은 현대차는 오히려 2509달러 수준을 지키며 선방했다.
하반기에도 신차 효과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8월에 기아차 K5가 현지에 선보이고, 10월에는 쏘렌토가 론칭한다.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준중형 SUV 투싼 역시 이르면 올 하반기 미국 현지에 공개되며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미국에서 인기를 누렸던 기아차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지난달 멕시코산 부품 수급 차질로 원활한 생산을 이어가지 못했다"며 "하반기 (기아차)신차 2종이 투입되면 점유율 상승세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