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 약 2년 만에 재계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앞세워 주요 그룹 총수와 연례 회동을 주도한 데 이어 재계를 대표해 정부의 뉴딜 정책에 화답하고 나섰다.
정 수석부회장은 14일 청와대에서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보고에 나선다. 실시간 화상통화를 통해 그린 뉴딜과 관련한 보고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보고대회를 직접 주재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을 양대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등이 한국판 뉴딜의 대표 사업과 기대효과, 제도개선 과제 등을 설명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보고대회에 화상으로 연결된다. 그는 이 자리를 통해 그린 뉴딜과 관련한 보고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뉴딜 분야 대표 기업으로 선택된 네이버의 한성숙 대표도 보고대회에 라이브 연결을 해 참석자들과 대화할 예정이다.
특히 정 부회장이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전기차 배터리 관련 협력을 도모하는 등 미래차 분야 글로벌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넓히고 있는 만큼 그린 뉴딜에 필요한 기업의 의견을 전달할 적임자라는 데 이견이 없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미래차산업 국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하는 등 현대차그룹과 유독 자주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처럼 현 정부의 정책코드에 적극적으로 화답해온 정 부회장은 사실상 재계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재계 서열 2~3위를 다퉜던 현대차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주요 시장의 셧다운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 수립한 각 계열사의 중장기 전략은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전기차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잇따라 회동하며 배터리와 관련한 협력을 도모하는 등 운신의 폭을 확대하고 나섰다.
단순하게 재계를 대표하는 차원을 넘어 재계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재계 총수 간 연례회동을 제안하는 등 사실상 재계의 중심으로 급부상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청와대가 추진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보고에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이 함께할 예정이지만 재계를 대표해 정 부회장이 나선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포함한 혁신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노리고 있는 만큼, 정 부회장 역시 재계에서 혁신기술 리더십을 통해 존재의 당위성과 3세 경영 체제를 굳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이 다음 세대 먹거리를 뚜렷하게 확정하지 못한 가운데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은 이미 청사진이 나온 상태"라며 "도심 항공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등 2025년 이후부터 본격화할 현대차의 미래 전략을 축으로 재계가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