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증시 전문가들은 전일 미 증시의 대표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가 시간 외 거래로 추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크게 오르던 주식들의 상승폭이 둔화하면서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때라는 분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 MSCI 한국지수 ETF는 1.01%, MSCI 신흥국지수 ETF는 1.41% 하락했다.
미국의 소매판매가 급증하고, 미 증시 또한 낙폭을 축소하며 마감해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졌다. 특히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미 국채금리 등 여타 금융시장도 미 증시 초반의 안전자산 우위의 장세에서 위험자산 선호 시장으로 전환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다. 더불어 미-중 마찰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가 미국의 제재와 긴장 유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1차 무역협정이 이행되기를 바란다고 발표하는 등 유화책이 나온 점 또한 긍정적이다.
반면, 미 증시 마감 후 넷플릭스가 21.3% 급증한 가입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자 시간 외로 9%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최근 시장에서 실적이 양호하지만 대형 기술주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변동성을 확대해 왔는데 넷플릭스의 실적 발표 후 하락은 관련 종목들에 대한 매물 출회 지속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실적 발표 후 미국 대형 기술주들도 시간 외로 1% 내외 하락 중이다. 이는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의 미국에 대한 유화책 등을 감안 조정폭은 제한된 가운데 중국 증시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 = 다음 주 코스피는 2100에서 2200포인트 사이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증시가 코스피 2200선에서 저항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주가가 상승한 가운데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과 세 가지 이벤트가 주식시장에 부담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 세 가지 이벤트는 중국 6월 소매판매 역성장 실망감, 미국 코로나19 일간 신규 확진자 최고치경신, 한국판 뉴딜 정책 발표로 인한 정책 재료 소진 등이다.
지난 16일 발표된 중국의 2분기 GDP는 3.2%로 블룸버그 컨센서스 2.4%를 웃돌았다. 다만 6월 소매판매가 -1.8%를 기록해 컨센서스를 밑돌면서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산업 중심이며 소비자 심리는 예상보다 약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한한령 해제 기대감 약화로 연결된다.
미국의 코로나19 일간 신규 확진자가 6만 명대에 진입하면서 주식시장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활동 재위축 우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진행 중이다. 이는 증시 상승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다만 확진자 증가세에 비해 사망자 증가세는 완만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초기 임상실험에서 역대 임상 중 가장 긍정적인 결과를 거뒀다는 소식 등으로 영향력이 희석됐다.
미국의 대다수 주정부는 일요일~월요일 단위로 실업수당을 지급한다. 연방정부의 특별실업수당 지급이 7월 31일로 종료되기 때문에 다음 주 토요일인 25일이 마지막 지급일이다. 따라서 다음 주 중에 연방정부 실업수당 지급에 대해 공화당-민주당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에서는 실업수당 절벽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 이는 지난주 증시가 저항선을 돌파하지 못하게 만든 요인들과 더불어 증시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주식시장 전반의 상승 동력은 약해졌다. 증시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미국 의회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한데,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간극이 크다. 민주당은 3.5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지지하는 반면, 공화당은 1.3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소비에 대한 기대감 약화와 미국 추가부양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약화하는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종 관점에서는 이달 들어 상승폭이 컸던 주식들의 모멘텀 약화 가능성을 감안해 성장주와 경기민감주의 바벨 전략(중간위험은 제외하고 안정적이거나 고위험 고수익 자산 편입)하는 것을 추천한다.